러시아제 1단 로켓, 처음부터 불안했다… 연료 펌프·연소기 이상 유력

입력 2010-06-11 20:08

러시아가 전적으로 개발한 나로호 1단 발사체는 애초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나로호는 1단 액체 엔진과 2단 킥모터(고체모터)로 구성된 2단형 발사체로 이뤄져 있다. 1단 발사체는 170t급 추력을 갖추고 있으며 연료는 등유를 사용한다. 산화제는 액체산소를 이용하고 공급 시스템은 터보 펌프 방식으로 구동된다.

그런데 연료 펌프나 연소기 등에 문제가 생길 경우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나로호가 발사 후 137초 만에 폭발한 것은 이들 기관에 고장이 났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연료 펌프가 고장 났거나 연소기에 문제가 생긴 경우, 연료관에 이물질이 끼는 경우, 초음속으로 비행하던 로켓이 방향을 전환하다가 충격을 받아 부러졌을 가능성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거문도 등 나로우주센터 주변에서 찍힌 사진 등을 분석해 보면 나로호는 발사 후 85초쯤부터 불완전 연소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역시 나로호 1단 발사체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나로호에 사용된 러시아 엔진은 충분한 실험을 거친 ‘완전품’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에 도입된 발사체가 충분한 실험을 거치지 못한 상태에서 추력을 나로호에 맞췄기 때문에 많은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발사체를 제작한 흐루니체프사는 현재 나로호에 장착됐던 발사체와 흡사한 ‘앙가라’라는 새로운 발사체를 개발 중이며 앙가라 발사체 엔진은 아직도 연소 시험과 안정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흐루니체프사가 이번 나로호 발사를 통해 앙가라 발사체의 시험비행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민태원 기자, 이용웅 생활과학부장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