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제재 조정관에 아인혼… 北·美 미사일회담 수석대표 지내

입력 2010-06-11 18:24

미국 국무부는 10일(현지시간) 북한 및 이란 제재 이행문제를 담당할 조정관에 로버트 아인혼 비확산 및 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정례브리핑에서 “아인혼 조정관이 이란에 대한 4차 제재결의(1929호)의 효과적인 이행과 대북결의 1781·1874호의 완전한 이행 및 북한의 (핵 관련) 확산과 이전을 방지하는 미국의 노력을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조정관 자리는 올해 초 필립 골드버그 대북제재 조정관이 국무부 정보조사국 차관보로 옮긴 뒤 공석이었다.

아인혼 조정관 임명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백악관은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잇단 도발과 국제법 위반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기관들에 북한과 관련된 기존 권한과 정책을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도 “미 정부 기관들이 북한 관련 정책 등에 대한 재검토 결과와 효율적인 개선방안을 보고했고, 이번 임명은 그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향후 미국의 대북제재가 좀 더 효율적이고 강도 높게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인혼 조정관이 북한과 이란에 대한 제재 문제뿐 아니라 비확산, 군축 업무까지 맡고 있어 상대적으로 대북제재 문제 비중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인혼 조정관은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북·미 미사일회담 수석대표를 지냈다.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방북을 수행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당시에도 이란과 북한 핵 문제에 관여하며 압박정책을 주도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