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어떻게-광역단체장 당선자 릴레이 인터뷰] ⑤ 안희정 충남지사

입력 2010-06-11 19:57

“충남도와 대한민국이 변해야 합니다. 변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의 민주주의적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당선자는 11일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면서도 ‘따뜻한 변화’를 주장했다. 그는 “21세기는 ‘날 따르라’는 박정희식 리더십으로는 곤란하고, 상대 의견을 존중하는 민주주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투쟁적 이미지가 강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사실 부드러운 남자”라며 웃음으로 답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그의 정치 스타일을 계승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철학과 이념은 함께하지만 방식은 다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안 당선자는 세종시 수정안 문제에 대해 “이미 끝난 사안이 아니냐”며 “세종시의 해당 지역인 충남도민 80% 이상(세종시 원안 사수를 공약한 박상돈 후보 지지율 포함)이 세종시 원안을 원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 정부는 세종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세종시는 국가 균형발전과 21세기 동북아 녹색도시 비전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당선자는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보 건설과 하상준설 등 환경을 침해하는 건설에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며 “하지만 정상적인 치수와 수질개선 사업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에 대해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끌어가는 방식은 지방자치의 근본정신을 훼손하는 것으로, 그럴 바에는 민선 단체장을 선출할 이유가 없다”며 “양자가 함께 어울려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당선자는 “충남에서 안희정을 선택한 것은 한국정치의 폐단인 망국적 지역주의 굴레를 벗어나는 출발”이라며 “지역주의 철폐는 영호남 주민들에게도 전달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지금 그 문제를 언급하기는 좀 그렇다”며 “다만 젊은 정치인으로서 포부를 크게 갖고 인내하며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충남도 공무원들이 개혁적인 성향의 도지사에 대해 다소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지방자치단체장과 정치인들이 공직자들을 모욕하고 망신 줘서 인기를 얻는 식의 정치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동안 인사위원회가 하던 방식을 유지하되 문제가 있다면 수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 당선자는 자신의 단점에 대해 “남에게 아픈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모두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모질게 대응하는 성격”이라고 자평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