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개州 소수인종이 50% 넘었다
입력 2010-06-11 18:09
미국 내 소수계 인종이 전체 인구의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수계 인종의 증가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50년이 되면 이들이 백인을 제치고 미국 인구의 주류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히스패닉 및 혼혈 급증=미 연방 인구통계국이 10일 발표한 ‘2009년 기준 인구구성 자료’에 따르면 백인을 제외한 소수계 인종은 전년 대비 2% 이상이 늘어난 1억720만명(35%)으로 집계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2009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백인은 전년과 비슷한 1억9990만명(65%)으로 나타났다.
2000년 조사 때는 백인이 전체의 69%, 소수계 인구는 31%를 차지했다. 10년 새 소수계 인종은 4% 포인트 증가한 반면, 백인은 4% 포인트 감소한 셈이다.
이 가운데 히스패닉계는 높은 출산율을 바탕으로 전년 조사 때보다 3.1% 포인트 늘어난 484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5.8%를 차지했다. 전년과 비교해 1% 미만의 증가에 그친 흑인은 전체 인구의 12.3%에 해당하는 3770만명이다. 아시아계는 2.5% 포인트 증가한 1370만명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혼혈 인종은 소수 인종 중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년 대비 3.2% 포인트 증가한 530만명이나 됐다. 2000년 390만명과 비교할 때 26%나 증가했다.
◇하와이 등 4개주와 워싱턴, 소수계 과반=캘리포니아와 하와이, 뉴멕시코, 텍사스 등 4개 주와 워싱턴 DC는 소수계 인종이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세 미만 청소년층에서 소수계 인종 비율은 46%로 2000년 때 40%와 비교해 6% 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이들 연령층에서 소수계 인종이 과반을 차지하는 주는 10곳이나 됐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이 비율이 무려 72%나 됐다.
소수계 인구의 증가는 젊은 히스패닉의 높은 출산율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톨릭의 영향으로 낙태를 꺼리는 데다 이민이 꾸준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반면 가임 연령대인 45세 미만의 백인은 10년 전과 비교해 840만명이나 줄어들었다.
인구학자들은 백인 출산율이 갈수록 저하되면서 2050년 전후가 되면 소수계 인종이 백인을 넘어서는 인구 역전 현상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