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케이 안 크리스천기부연구소장 “윤리 무장 모금전문가 양성 시급”

입력 2010-06-11 18:09


“한국 사회의 기부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윤리성을 갖춘 모금 전문가를 양성해야 합니다.”



미국에 거주하며 아시안계 최초로 국제공인 모금 전문가 자격을 획득한 비케이 안(사진) 크리스천기부문화연구소장이 최근 한국을 방문, 전문 펀드레이저(모금전문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소장은 기부문화 활성화로 모금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한국 내에 펀드레이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에서는 펀드레이저를 펀드매니저와 혼동하기도 합니다. 모금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도도 부족합니다. 펀드레이저는 기부자와 기부 대상자를 잇는 ‘매치 메이커’로 보면 정확합니다.”

그는 한국의 모금 활동은 풀뿌리 모금 중심이라고 지적했다. 아직은 체계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기부문화를 과학적·조직적으로 성숙시키고자 국내에 국제비영리경영협의회(INCPM)를 설립했다. INCPM은 국제 전문모금 자격증을 부여하는 국제 기관인 CFRE로부터 인증 받은 한국 유일의 교육기관으로 안 소장은 INCPM의 대표를 겸하고 있다.

안 소장은 1970년대 미국으로 이민, 텍사스대에서 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6년 전까지 환경평가 전문가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미국 사회의 기부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를 주도하는 펀드레이저에 관심을 갖게 됐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모금 분야에서 소명을 발견, 교회 및 비영리단체의 모금 분야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도 미국 내 한인사회와 병원, 대학, NGO 등을 대상으로 모금 컨설팅을 하고 있다.

건국대 등에도 출강하는 그는 한국은 모금이 어려운 나라라고 지적했다. “비영리 단체는 모금에 의해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정부, 재단, 회사를 통해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후원은 개인으로부터 받는 것이 모금의 기본 원리입니다.”

그런데 개인들은 모금 운동가들을 불신하기 때문에 모금이 활성화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비영리 단체 리더들은 모금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교육과 자질 향상에 힘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안 소장은 역설했다. 안 소장에 따르면 기부문화가 활성화된 미국에 비춰봤을 때 한국 내에는 현재 500여명의 펀드레이저가 필요하다. 펀드레이저로는 소명감 있는 은퇴 목회자가 가장 적합하다고 언급했다. 안씨는 비록 펀드레이저로 나서지 않더라도 목회자들이 이 세상 및 성도와 소통하기 위해 모금 원리를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바른 모금기획 수립을 위한 전략서로 ‘비영리 단체의 모금전략’(예영)을 펴냈다. 오는 21일에는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잠자는 기부자를 깨워라’란 주제로 모금전략 세미나를 개최한다(02-766-8931).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