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우리 능력 보여줄 것”… ‘캡틴’ 박지성 차분한 각오
입력 2010-06-12 02:12
주장은 차분했다.
한국 대표팀 캡틴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1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겔반데일 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잔디 그라운드 밖 출구 쪽으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여름 훈련복 차림의 주장 이마에서 막 훈련을 끝낸 작은 땀방울이 보였다.
박지성은 먼저 나서지 않는 스타일이다. 꼭 필요할 경우에만 언론 취재에 응대하는 박지성이지만 이날은 적극적이었다. ‘대표팀 후배들 사기를 위해 오늘은 내가 얘기 좀 해야겠다’는 의미로 보였다.
박지성은 “월드컵이 큰 대회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어떤 게임이든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경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전,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등 큰 경기를 많이 뛰어본 캡틴의 경험이 묻어났다. 이어 “경기를 하는 동안 우리가 가진 것을 얼마나 다 보여주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이날 밤 허정무 감독과 함께 참석한 공식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집중 질문을 받았다. 박지성은 그리스전을 앞두고 어떻게 집중력을 유지하느냐는 물음에 “(그리스전 생각 말고는) 다른 것을 안 한다”고 간결하게 답했다. 옆에 앉아 있던 허 감독이 박지성의 차분하지만 명쾌한 대답에 웃음을 지었다.
박지성은 2002년과 2006년 독일월드컵 참가 때와 이번이 어떻게 다른가 하는 질문에는 “과거는 떠올리지 않는다. 오로지 내일 그리스를 어떻게 이길지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하지만 그리스는 좋은 팀”이라며 그리스 취재진을 들었다 놨다 했다.
포트엘리자베스=이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