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左동진-右영표’ 깜짝실험… “그리스 수비벽을 뚫어라”
입력 2010-06-11 18:20
‘좌동진(김동진)-우영표(이영표)’가 그리스전 필승 카드로 떠올랐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의 겔반데일 스타디움에서 가진 대표팀 자체 연습경기에서 왼쪽 풀백을 맡아오던 이영표(33·알 힐랄)를 오른쪽에 세우고 그의 빈 자리에 김동진(28·울산현대)을 두는 깜짝 실험을 실시했다.
이영표는 이날 훈련에서 오른쪽 수비에 적극 가담했고 김동진은 몇 차례 슛을 때리며 공격력을 점검했다. 이는 최근 그리스가 훈련에서 5-2-3에 가까운 3-4-3 포메이션으로 수비를 강화하자 허 감독이 득점력을 갖춘 풀백을 추가해 그리스의 두터운 수비벽을 뚫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본 경기를 코앞에 두고 혁신적인 수비 변화를 들고 나온 셈이다. 러시아 프로축구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유니폼을 입었던 김동진은 그리스가 구사하는 유럽 축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선수 중 하나다. 그동안 몇 차례 공격수로 깜짝 출전하는 등 ‘멀티맨’ 경험도 갖췄다.
물론 허 감독이 김동진의 왼쪽 풀백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차두리(30·프라이부르크)와 오범석(26·울산현대)도 이영표의 빈 자리를 채울 유력 후보다.
허 감독은 훈련을 마친 뒤 “이영표는 어디에 세워도 잘 소화한다”며 “차두리와 오범석, 김동진 등 3명의 선수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했다. 허 감독은 ‘상대의 포메이션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생각 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허 감독은 또 그리스의 왼쪽 공격수 게오르기오스 사마라스(25)를 이영표에게 맡기기 위한 일시적 포진이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사마라스가 중앙 공격수로 나올 수 있다. 그의 포지션이 이영표의 위치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이 고지대(루스텐버그)에 있을 때보다 심리적 안정과 활기를 얻었다”며 “기후와 잔디 적응에도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포트엘리자베스=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