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아르헨티나여! 나이지리아를 크게 이겨다오

입력 2010-06-11 19:07

‘첫 경기 대승하고 16강 같이 가자!’

12일에는 한국-그리스 B조 조별예선과 더불어 한국 대표팀의 운명을 가를 또 하나의 경기가 열린다. 우리와 16강 진출 ‘동상이몽’을 꾸고 있는 나이지리아와 조 최강 아르헨티나 간의 예선 1차전이 그것이다.

아르헨티나가 대승을 거둘 경우 한국의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 확률이 높아진다. 그리스, 나이지리아에 비해 골득실차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11일 “아르헨티나가 3전 전승을 하더라도 일단 1차전에서 나이지리아를 큰 점수차로 잡아만 준다면 금상첨화”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최근 AP통신 등 외신들은 아르헨티나가 3-4-3 포메이션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로 이뤄진 ‘지구방위대’급 공격진이 핵심이다.

나이지리아 역시 정상급 스트라이커 야쿠부 아이예그베니(에버턴)와 피터 오뎀윙기에(로코모티브 모스크바)를 앞세워 맞불을 놓는다. 다만 이들을 지원하는 미드필더·수비수의 수준이 아르헨티나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승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에 대승을 거둘 경우 한국은 든든한 보험을 든 셈이 된다. 조별예선에서는 각 팀의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과 다득점 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한국이 1·2차전을 모두 이기면 승점 6점을 확보해 예선 통과가 확실하다. 그러나 1승1패 또는 1무1패를 기록했을 때가 문제다.

①아르헨티나가 3전 전승을 기록한다면 한국, 그리스, 나이지리아 간에는 물고 물리는 혈전이 불가피하다. 최악의 경우 세 팀은 아르헨티나전 패배를 포함, 2무1패(승점2)씩으로 동률이 된다. 한 팀이 3전 전패로 탈락하더라도 나머지 두 팀이 1승1무1패(승점4)로 마찬가지 동률이 된다.

②아르헨티나가 한국을 제외한 어느 한 팀에 덜미를 잡힌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최악의 경우 네 팀이 모두 1승1무1패(승점4)를 거둘 수도 있다. 이 경우 아르헨티나까지 얽혀서 골득실을 계산해야 한다.

두 경우 모두 한국은 아르헨티나에 이어 조 2위를 노리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따라서 한국이 아르헨티나전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면 할수록, 그리스·나이지리아가 대량 실점을 하면 할수록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자연히 높아진다.

결전의 날이 밝았다. 이날만큼은 한국 국민들도 ‘탱고 군단’ 아르헨티나의 서포터스가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