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발라도 뽀송뽀송 미백·피부색 교정까지… 다양해진 자외선 차단제

입력 2010-06-11 17:34


바를까? 말까? 망설임은 이제 없다. 어떤 것을 바를 것인가, 그것이 문제일 뿐이다. 자외선 차단제 얘기다. 기상청은 지난 주말부터 홈페이지(http://www.kma.go.kr)에서 자외선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주 내내 ‘매우 높음’을 기록하고 있다. 자외선지수가 높아지면서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햇볕을 쪼이면 붉어지다 거뭇해지고, 눈에 띄게 잡티와 기미가 늘고, 그리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 주름이 생기게 된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은 없다. 이른바 광노화 현상이다. 피부를 늙게 하는 주범인 자외선에는 A와 B가 있으며, SPF와 함께 PA가 표시돼 있어야 이 두 가지를 모두 막아주는 제품이라는 것도 대부분 알고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 정도만 알면 제품을 고르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모두 비슷비슷했으므로. 하지만 최근 국내 화장품 회사들이 까탈스런 우리나라 여성 소비자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제형의 제품을 개발하면서 고민이 시작됐다. 어떤 것을 쓸 것인가.

여성들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때 가장 신경 쓰였던 점은 ‘3,4시간마다 덧발라야 효과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었다. 화장을 한 얼굴 위에 도대체 어떻게 자외선 차단제를 덧바르란 말인가. 짜증이 날 수밖에. 국내에 파우더 타입 자외선 차단제를 처음으로 선보인 LG생활건강 오휘팀 이혜진 과장은 “메이크업 수정을 위해 수시로 덧바르는 파우더에 자외선기능을 추가하자는 결정을 내린 뒤 연구를 거듭해 피지를 조절하면서 자외선을 차단해 주는 초미립 UV 차단 분체를 활용해 성공했다”고 밝혔다. 예전에도 파운데이션, 파우더 팩트, 투웨이케이크 등에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껏해야 SPF 15, PA 수준이었다. 수입제품들은 요즘도 그 정도인 데 비해 국산 제품은 본격적인 자외선차단크림과 맞먹는 SPF 45∼50, PA+++ 파우더, 콤팩트를 내놓고 있다. 이제 자외선차단제는 크림 타입을 기본으로 젤 밀크 로션 스프레이 스틱 파우더 팩트 타입 등 다양한 제형이 나오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외선 차단 기능에 미백 기능, 피부색 교정 기능까지 갖추고 있고, 보습제와 피부친화오일을 넣어 영양공급까지 해주는 다기능성 자외선 차단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쯤 되면 고르는 즐거움보다는 올바른 선택을 위한 고민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다양한 제형에 여러 가지 기능을 갖춘 자외선 차단제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피부에 맞는 제품을 골라 충분한 양을 외출하기 30분 전에 바르고, 2∼4시간마다 덧발라야 한다는 기본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SPF 50이 SPF 15보다 이론적으로는 지속력이 3배 이상 되지만 실제로는 그 정도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일정 간격을 두고 덧발라야 차단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피부에 맞지 않으면 트러블이 생기므로 귓볼에 제품을 2,3일 발라본 다음 얼굴에 바르는 것이 안전하다.

임 원장은 또 “피부에 빈틈없이 약간 두껍다고 느낄 만큼 펴 발라야 하는데, 다른 제형은 크림 타입만큼 도포되기 어렵다”면서 “기본적으로 크림 타입을 바른 다음 자외선 차단기능이 있는 파우더나 팩트를 2∼4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팩트나 파우더 타입이 쏟아져 나오면서 덧바르는 문제는 해결됐으나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종종 있다. 아이오페 지니어스 김지영 연구원은 “건성피부라면 기초 스킨케어 때 보습성분이 충분히 함유된 제품을 사용하고, 자외선차단제도 미네럴 워터, 시어버터 등 모이스처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트러블이 잘 나거나 예민한 피부를 가진 이들은 모공을 막지 않는 성분인 논 코메도제닉이 함유된 제품을 사용하면 트러블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준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