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파일] 일부 국가, 선수들 인터넷·트위터 금지령
입력 2010-06-11 18:16
“니들, 월드컵 끝날 때까지 ‘트위터’ 하지 마!”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네덜란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트위터 금지령이 내려졌다. 트위터는 140자 이내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인터넷 교제 공간이다. 사태의 발단은 네덜란드 측면 공격수 엘례로 엘리아(23)가 최근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이었다.
11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신문 ‘더 텔레그라프’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8일 숙소에서 동료 선수들과 비디오 게임을 하던 엘리아는 노트북 컴퓨터에 얼굴을 들이밀고 “이 암적인 모로코인아!”라고 말했다.
컴퓨터에 달린 소형 카메라로 서로 얼굴을 보며 이야기하던 상대에게 한 말이었다. 고스란히 녹화된 이 모습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삽시간에 인종 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여론의 뭇매를 맞던 엘리아는 해명에 나섰다. 자신을 ‘검둥이’라고 부르는 모로코인 친구에게 일종의 속어로 쓴 말이지 모로코인 전체를 욕할 뜻은 없었다는 것이다. 엘리아는 “이웃 75%가 모로코인인 동네에서 자란 탓에 모로코인 친구가 많다”며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건 바보 같았다”고 했다.
이번 일로 베르트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선수 전원의 트위터 사용을 금지했다. 트위터는 선수들이 유튜브보다 더 왕성하게 글을 올리기 때문에 엘리아 같은 사태가 또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팀 선수나 그 가족이 트위터에 올린 글로 이미 한바탕 몸살을 앓은 스페인과 잉글랜드도 대회를 마칠 때까지 선수들의 인터넷 활동을 금지했다. 훈련과 경기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조치라는 설명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