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2차발사 실패] 3차발사 가능한가… 러 제공 1단 로켓 오류 추정 한국에 유리

입력 2010-06-10 22:00

나로호 2차 발사 실패로 우주를 향한 꿈은 또다시 무너졌다. 3차 도전이 가능할지 여부는 이날 발사 실패의 원인을 조사해 책임을 규명한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나로호 발사는 러시아가 로켓 1단을 개발해 공급하는 공동개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는 두 번의 발사에 합의한 상태다. 그러나 1차 발사와 2차 발사 중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2011년 한 번의 추가 발사가 가능하다는 것이 계약에 명시돼 있다. ‘2+1’ 계약이다. 따라서 지난해 1차 발사를 실패로 본다면 한국은 이미 3차 발사 기회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1차 발사에 대한 성공 여부 판단이 모호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위성을 정상궤도에 올리지 못한 나로호 1차 발사를 부분성공으로 평가하고 있다. 발사체가 발사는 됐지만 위성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러시아 역시 ‘절반의 성공’이라는 애매한 평가를 냈다.

때문에 아직 나로호 3차 발사 여부는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실패와 성공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실패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결정하게 돼 있으나 현재로서는 1차 발사가 성공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나로호 발사실패의 원인에 따라 사실상 3차 발사 여부가 판가름 나게 된다. 한·러 전문가들은 우선 이번 발사실패 원인을 찾아내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그러나 우선 이번 발사에서 통신이 두절된 시점은 발사 후 137초 지점으로 페어링이 분리되기 훨씬 전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고무적이다. 사고 발생 시점이 러시아가 제공한 1단 로켓이 운용되고 있을 때이기 때문이다. 현장 전문가들도 현재로서는 1단 로켓 분리 전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발사가 1단 로켓에 의한 ‘실패’로 결론이 난다면 계약에 따라 3차 발사 시도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러시아가 책임을 우리 측에 떠넘기고 회피할 경우에는 논란이 예상된다. 러시아가 발사실패 책임을 우리 측에 떠넘길 경우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만 러시아 우주항공기술을 지속적으로 터득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목소리가 작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한·러 공동 조사단을 꾸려 사고 원인에 대해 정밀 분석한 뒤 3차 발사 여부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