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예배 자유로움 인정하지만 본질 훼손 않는 방법 모색해야”
입력 2010-06-10 19:06
조용한 멜로디가 깔리다 후렴 부분쯤 드럼, 기타, 건반 등이 동시에 강렬한 음악을 연주하면 회중이 두 손을 들고 큰소리로 찬양하고, 찬양인도자의 멘트에 따라 통성으로 기도하고, 설교자는 캐주얼 복장으로 나와 말씀을 전하고, 예배 말미엔 주변 사람들과 축복송을 부른다.
‘전형성’에 얽매여 버린 청년 예배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자리가 있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10일 오후 서울 정동 성공회주교좌성당에서 개최한 ‘젊은이 예배 확 바꿔라! 청년 예배의 부흥을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 세미나에서다.
세미나에서는 현재 한국 교회들이 지향하는 청년 예배 형식의 한계가 지적되면서 전통적 예전의 일부를 회복하자는 대안이 제시됐다.
먼저 배화여대 교목실장이자 기독교의려연구소장인 전병식 목사는 서울 도렴동 종교교회 청년부가 지난해 말 삼일교회, 사랑의교회, 온누리교회, 베다니교회 등을 직접 탐방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한국교회 청년 예배의 특징을 “찬양을 중심으로 한 열린 예배이면서 설교를 중심으로 하는 말씀의 예배, 젊은이로서 사회에 대한 헌신이나 책임 등을 권유하며 서로에게 봉사하라는 교제 중심의 예배”라고 정의했다.
전 목사는 또한 시작예식 및 성만찬과 같은 성례전이 빠져 있으며 부활절과 성탄절을 제외하고는 교회력에 따른 절기와 상관없이 진행된다는 점 등을 지적하면서 예배의 본질과 더 이상 멀어지지 않으려면 이런 부분에서 전통 예전의 요소를 다시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신대 교회실용음악과 교수인 민호기 목사 역시 ‘찬양 예배’가 젊은층의 전폭적 지지 속에 한국교회의 주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예배의 형식보다 정신이나 본질이 더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시작된 흐름이긴 하지만 실제로 젊은이들에게 더 어필한 것은 음악적 측면에 집중한 자유로운 예배 스타일이라고 분석했다.
민 목사는 이로 인한 변화는 ‘성역(Sanctuary)’ 개념의 상실이라는 측면에서 절반의 실패라고 평가했다. 예배가 웬만한 예술 공연 수준으로 기획되면서 관련 문화는 풍성해졌지만 회중의 입장에서는 세상에서 익히 듣는 형식의 음악을 교회에서까지 듣는 결과가 됐으며, 무대와 거리가 더 멀어진 관객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민 목사는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성경적 균형감”이라면서 “형식이 변화되더라도 본질이 훼손되지 않는 가능성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