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발 선교혁명’ 결단에 뜨거운 반응… 교계 “선교 선진화 더욱 노력”
입력 2010-06-10 18:55
“선교지 재산의 개인등록을 공적 구조로 만든다는 것과 선교사 재배치 문제가 논의된다는 것은 한국 선교가 선진화된 구조로 가는 징검다리를 건넌 것입니다. 예장 통합 선교부는 이런 변화에 적극적으로 반응한 것입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한정국 사무총장은 10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세계선교부가 내린 필리핀 선교사 사역지 조정 결단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고 “한국 선교는 더욱 성숙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교회 선교 형태가 전략적 선교로 진일보하게 됐다. ‘전략선교’란 교회개척이나 복음전도의 목적으로 해외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일반선교’와는 달리 현지의 필요와 요청에 철저히 따르는 것을 포함해 세계 선교전략에 따라 활동하는 일종의 ‘맞춤형 선교’다.
필리핀은 전략선교에 집중해야 할 지역이다. 복음화율 85%(가톨릭 포함)에 현지 교회와 목회자들의 활동도 활발해 일반선교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다.
KWMA에 따르면 2009년까지 필리핀에 파송된 한국 선교사들은 모두 1285명. 이들은 주로 마닐라와 바기오 등지에 집중돼 있어 불필요한 경쟁과 중복투자 등의 문제가 불거졌고 이에 따른 갈등도 상존했다. 필리핀 교계에서도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고 16년 전부터 한국교회 측에 선교사 파송 자제를 주문했었다.
당시 가장 먼저 행동에 옮긴 것은 바울선교회(대표 이동휘 목사)였다. 1996년부터 선교훈련원 지도자와 훈련 담당 선교사를 제외한 일반 선교사를 필리핀에 파송하지 않았다. 예장 통합의 ‘모라토리엄’ 선언도 이런 맥락 속에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재산권 귀속 결정도 긍정적이다. 다만 그동안 한국 선교사들의 활동이 팀 사역보다는 개인 선교활동에 치중해온 사례가 많아 선교사가 직접 모금한 후원금을 선교부로 쉽게 귀속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예장 통합에 앞서 예장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에서도 선교사들의 재산권 포기가 진행됐다. 올 9월부터 선보이는 지역선교부 독립과 팀 사역 강화에 따라 선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재산권을 포기하고 전략적 선교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