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를 선교 확장의 기회로”… 한국 선교단체들 남아공서 경기장 안팎서 다양한 활동
입력 2010-06-10 18:56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가 개막되면서 이번 대회를 전도와 선교의 기회로 삼기 위한 한국교회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이른바 ‘영적 월드컵’을 치르고자 하는 거룩한 몸짓이다.
먼저 남아공 현지에서의 활동이 시작됐다. 국내 선교단체가 현지 단체 및 선교사들과 연합하고 협력하는 다양한 노력에 나선 것.
한국대학생선교회(CCC)와 세계스포츠선교회(WSM)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두 단체는 현지에서 국제스포츠연맹(ISC)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우바발로 프로젝트’에 동참해 힘을 보태고 있다. 우바발로 프로젝트는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나라의 선교 관계자들이 자국 선수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한편 DVD나 전도지, 전도 물품 나누기와 길거리 응원전도 등을 펼치는 기획이다. ‘우바발로’는 현지어로 ‘은혜’를 뜻한다.
CCC 스포츠선교부 홍상일 대표간사는 “CCC는 남아공에서 국제연합팀과 함께 우바발로 프로젝트를 도우면서 경기장 안팎에서 복음 전도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전해왔다. WSM 실무회장 최현부 목사도 “현지 치안이 불안한 것을 비롯해 활동에 여러 제약이 있지만 ISC 및 현지 한국 선교사들과 협력해 주님의 복음 전파를 위해 뛰고 있다”고 밝혔다.
ISC 회장 캐시 카스텐(남아공) 목사는 “지금까지 아프리카 대륙에서 스포츠 리더십 훈련을 통해 배출한 7만5000여 스포츠선교 지도자들을 월드컵 선교사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동역자들이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남아공 유소년축구대표팀 감독이기도 한 임흥세 선교사는 “아프리카의 한국 선교사들은 한국팀의 선전과 함께 월드컵 기간 남아공 땅에 성령의 불길이 거세게 피어오르도록 하기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월드컵을 전도와 선교의 기회로 삼기 위한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서울 목동제자교회(정삼지 목사)는 한국팀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주민들을 초청해 교회에서 문화행사를 가진 다음 제2성전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단체응원전을 펼친다. 그리스와의 첫 경기가 열리는 12일엔 헤브론축구선교회(대표 류영수 목사) 관계자들과 소향, 전용대 등 찬양가수들이 함께할 예정이다. 경기도 남양주 큰빛교회(박영득 목사)도 12일과 17일 교회 주차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주민들을 초청한다.
이와 함께 한국전이 임박하면서 교회마다 승리를 기원하는 찬송가와 복음성가들이 많이 불리고 있다. 통일찬송가 402장 ‘행군 나팔 소리로’를 비롯해 복음성가 ‘승리하였네’ ‘성령의 불타는 교회’ ‘승리는 내 것일세’ ‘생명 주께 있네’ ‘멈출 수 없네’ ‘나로부터 시작되리’ ‘새벽이슬 같은’ ‘러브코리아’ 등이다.
한편 CCC 스포츠선교부는 월드컵 기간 한국교회가 함께 기도할 것을 제안하며 여섯 가지 기도제목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역사 가운데 안전하게 월드컵이 개최되고, 선교사역을 온전히 수행하여 많은 선교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영적 월드컵이 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하자고 했다. 그리고 남아공이 월드컵을 통해 가난, 빈곤, 인종차별에서 벗어날 것, 한국교회가 스포츠선교에 관심을 갖고 화합하는 기회가 될 것, 한국대표팀의 16강 진출 등의 염원을 담았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