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제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장 “바살협 목표는 사회 후진적 요소 바로잡아 나가는 것”
입력 2010-06-10 18:49
“우리 모두가 낡은 의식을 고치고 소외된 이웃을 함께 돌보려면 개인의 기부와 헌신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사회의 조직적인 관심이 가장 필요합니다.”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바살협) 김승제(58) 회장은 10일 법질서 확립 연중 캠페인과 바른 가정 지키기 등 역점사업을 설명하면서 서두를 이렇게 시작했다.
김 회장은 올해 질서 화합 법질서 지키기 공동 캠페인, 다문화가정 지원 및 바른 가정 지키기, 국가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글로벌에티켓 정착운동도 펼칠 계획이다. 이달 말에는 경북 경주에서 다문화가정 지원행사도 연다.
전국 233개 시·군·구 협의회와 3301개 동위원회를 둔 바살협의 회원은 현재 55만명에 이른다. 김 회장에 따르면 1991년 바르게살기운동조직육성법이 제정되면서 출범한 이 조직은 전체 재정의 90% 이상을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회비로 충당해 왔다. 새마을운동 등 다른 형태의 국민운동이 정부의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받고 있는 반면, 바살협은 지난해에야 10억원의 국가 예산을 지원받았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관변단체 논란에 휩싸이면서 오랫동안 정부 지원이 완전히 끊겼다가 최근에야 재개된 것이다. 하지만 재정은 여전히 어려운 상태다.
턱없이 부족한 사업비는 김 회장이 사재를 털어 충당하고 있다. 현재 바살협 본부 사무실은 그가 개인 소유 건물 한 층을 무상 임대한 것이다. 상근 직원들의 급여에도 그의 사재가 동원된다. 김 회장은 “재정이 어려운 데다 유능한 인재를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도 힘들어 그저 이 정도만 하고 있다”고 겸손해 했다.
학교 재단을 운영하던 김 회장이 바살협에 투신하게 된 것은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동문이던 박강수 전임 회장의 “도와 달라”는 한마디 때문이었다. 처음엔 빠듯한 바살협의 살림살이가 애처로워 기부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활동 과정에서 바르게살기운동이 지난 10여년 동안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명맥을 이어온 풀뿌리 시민운동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뒤를 부탁한다”는 전임 회장의 손길을 뿌리칠 수 없었다. 지난해 5월 제9대 회장에 취임한 김 회장은 “할 거면 제대로 해보자”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중구난방이던 바살협 조직을 정비하고 법질서 확립, 국민의식 선진화, 녹색생활 실천 등 구체적인 활동 목표를 세웠다.
그는 요즘 자신이 이사장직을 맡은 국암학원재단이 아니라 서울 목동 바살협 본부에서 상근하며 바살협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바살협의 목표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우리 사회 곳곳에 아직 남아 있는 후진적 요소들, 이를테면 질서에 관한 태만 같은 도덕적·의식적 문제들을 점검하고 바로잡는 것입니다.”
바르게살기운동의 필요성에 대해 묻자 그는 “어떤 어려움에 처하든 건강한 사회와 가정을 유지하기 위한 도덕성 재점검 운동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글=신창호 기자, 사진=구성찬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