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자율고 내신제한 폐지’ 공약 없던일로?
입력 2010-06-10 18:42
자율형사립고 입시에서 내신 상위 50% 이상인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한 현행 규정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가 사실상 해당 규정을 유지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해 논란이 예상된다.
곽 당선자 측은 10일 “자율고 학부모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율고의 지원자격 폐지 규정은 자율고 지정 기간(5년)이 지난 학교에 대해 검토하겠다. 폐지 여부 역시 다음달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구성된 뒤 협의회 내에서 공론화해 의견을 수렴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최소한 2014년 이후에나 자율고 입시 개편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곽 당선자의 선거 공약이었던 자율고 내신제한 폐지 공약은 철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곽 당선자는 선거운동 당시 자율고 입시를 사실상 인문계고 입시와 차이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 지역에는 자율고 13곳이 설립된 상태이며 내년에 13곳이 새로 들어선다. 현재로서는 내년 이후 서울 지역에서 자율고를 추가 지정할 계획은 없는 상태다.
박상주 대변인은 “당선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예측 가능성’과 ‘합리적인 법 절차’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율고 지원 자격은 이미 정해진 절차대로 가기로 한 것”이라며 “기존에 공약을 만드는 부분에서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곽 당선자가 내세운 대표 공약 중 하나가 취임 전부터 ‘공약(空約)’에 그치자 전면 무상급식, 혁신학교 300개 설립 등 나머지 공약들도 타당성과 실현성 검토 없이 급조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