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어떻게-광역단체장 당선자 릴레이 인터뷰] ④ 우근민 제주지사
입력 2010-06-10 18:27
“해군기지 건설 軍-民 윈윈 방안 모색… 영리병원 인프라 구축 후 도입 검토”
“제주도 해군기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좀 더 숙고해서 해법을 찾자는 것입니다.”
우근민 제주지사 당선자(67·사진)는 10일 “제주도민과 강정마을 주민, 해군본부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해군기지 건설 공사를 강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제주 해군기지 문제는 전임 김태환 지사 당시 결정됐지만 이를 둘러싼 갈등으로 주민소환 투표로까지 치달았던 사안이어서 우 당선자에게도 첫 번째 정치적 시험대가 되고 있다. 그는 “해군기지 문제를 풀지 못하면 제주사회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며 “다양한 논의와 토론 과정에서 서로가 상대방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해군기지사업단은 “이미 공사가 시작됐다”며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고 기지가 들어설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은 반대하고 있어 해법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 당선자는 영리병원 도입에 대해서도 시기상조임을 밝혔다. 그는 “제주 지역 공공의료 인프라가 확실히 구축된 다음에야 영리병원 허용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 당선자는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예정대로 추진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초자치단체장은 주민 손으로 직접 뽑도록 하겠다”며 “국무총리실 등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인사들을 영입, 기초자치단체 부활에 대한 연구와 추진 일정을 맡길 계획”이라고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현행 행정체제도 대폭 손질할 계획이다. 감사직렬을 신설하고 해외수출 1조원 시대를 열기 위해 부지사급을 본부장으로 하는 통상마케팅본부 설치도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우 당선자는 “관세와 수출입 문제를 원활히 해결하기 위해 수출진흥 회의체를 설치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조직 구성은 인수위원회에서 차근차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당선자는 이어 “선거 과정에 일부 공무원이 개입하면서 중립을 지켜 달라고 여러 차례 알렸다”며 “하지만 한 공무원은 협박성 발언까지 하는 등 정치인보다 더한 공무원도 있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국·실장급을 비롯해 10여개 산하 기관장이 상당 부분 바뀔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는 “선거 과정에서의 갈등과 다른 의견은 도정 발전의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명관 고희범 후보 등 상대 후보의 좋은 정책은 적극 수용해 정책적 통합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우 당선자는 민주당 복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무소속 신분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지사가 도민의 지지를 받으면 중앙정부에서도 무시하지 못한다”며 당분간 복당 여부는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