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2차발사 실패] 불안감 현실로… “통신두절” 방송에 긴 침묵
입력 2010-06-10 22:12
기대가 꺾이고 불안감은 현실이 돼 버렸다. 발사통제동의 연구원들은 하루 종일 극도의 긴장감 속에 또 다른 돌발 변수가 생기기 않을까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하지만 나로호는 발사 후 137초 만에 폭발과 함께 통신 두절이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또 한번 쓰라린 실패 경험을 안게 됐다. 우주 선진국의 진입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낮 12시15분쯤 “나로호 상단 자세 제어시스템에 충전 준비를 시작합니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발사 운용 절차가 시작됐다. 9분 후 나로호 상단에 질소가스 충전이 시작됐고, 오후 1시9분 1단 로켓 산화제(액체 산소) 공급 시스템 냉각작업이 진행됐다.
오후 4시45분 발사 준비가 최종 완료됐다. 추적 레이더동, 제주 추적소, 광학 장비동 등에서 ‘이상무’ 보고를 전했다. 발사 최종 결정권자인 조광래 우주발사체본부장은 나로호에 기술적인 문제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GO’ 오후 4시46분, 발사 버튼이 눌러졌다. 자동 카운트다운 시계가 ‘00:15:00’에서 거꾸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후 5시1분, 1단 엔진이 정상 점화됐다. 3.8초 만에 추력이 142t에 도달한 나로호는 붉은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를 향해 힘차게 솟구쳤다. 나로우주센터에 모인 연구진과 관계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나로호가 하얀 연기를 남기고 창공으로 날아가자 지켜보던 모든 이들은 성공을 확신했다. 드디어 하늘문이 열리는 듯했다.
하지만 발사 상황을 알려주던 발사통제센터 방송 안내가 갑자기 멈췄다. 불안감이 찾아들었다.
발사 8분24초쯤 나로호와의 통신이 두절됐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설마…’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성공에 대한 기대감은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곧 침묵이 흘렀다.
발사체의 데이터가 수신되지 않았다. 페어링 분리 부분부터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오후 6시35분쯤 “나로호가 비행 중 폭발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우주를 향한 국민의 염원이 다시 미뤄지는 순간이었다.
고흥=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