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조선업계 대결 엎치락 뒤치락… 韓, 1분기 신규선박 43% 수주
입력 2010-06-10 18:26
한국 조선업계가 4월 이후 중국에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에 수주량 1위 자리를 내준 한국은 올 1분기 다시 1위를 탈환했지만 중국 조선업계의 물량공세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은 지난달 중국의 신규 수주량이 84만3864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52척으로 한국(79만6837CGT, 32척)을 앞섰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4월에도 중국은 135만1476CGT, 74척을 수주해 106만553CGT, 45척에 그친 한국을 제쳤다. 올 1∼3월만 해도 한국은 세계 신규 발주량(342만1077CGT)의 43%인 162만8574CGT를 수주하며 중국(122만5737CGT)을 압도했다.
중국의 수주량 증가는 중국 대형 화주 및 선사들이 자국 조선업체들에 물량을 몰아주고 있기 때문.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브라질 조선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자국 건조 및 수송주의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영 철강업체 바오스틸 그룹은 지난달 장수 이스턴 등 자국 조선소에 벌크선 9척을 발주했으며, 지난 4월엔 중국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차이나가 초대형 유조선(VLCC) 2척을 보하이조선에 발주했다. 신규 수주 대부분을 해외 화주 및 선사에 의지하고 있는 한국 조선업계와는 대조되는 상황이다.
전망은 한국이 밝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중국 업계가 수주한 선박 대부분이 저가 및 소형 위주인 반면 한국은 고부가가치 선박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달까지 세계적으로 32척만 계약된 11만5000DWT(재화중량톤)급 이상 중대형 유조선 30척을 싹쓸이했다. 고가 해양플랜트 수주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 1∼5월 중국이 200척을 수주해 한국(157척)을 앞섰지만, 수주량은 한국이 총 348만5694CGT로 중국(342만1077CGT)을 근소하게 앞서는 이유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이날 그리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선박박람회 ‘포시도니아 2010’에서 15만8000DWT급 유조선 5척(총 3억4000만 달러)을 한번에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차별화된 기술력이 필요한 15만8000DWT급 유조선은 올해 해운시황 회복세로 발주가 늘고 선가도 연초 대비 10%가량 상승, 68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또 세계 4위권 컨테이너선사 대만 에버그린은 최근 해운전문지 로이드리스트와 인터뷰에서 한국 조선소에 컨테이너선 100여척(50억 달러 규모) 발주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