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産銀의 GM대우 옥죄기
입력 2010-06-10 18:25
산업은행이 GM대우 대출금을 회수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물론 채권단이 제시한 장기발전방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다. 표면상 이유는 ‘먹튀’를 막아 GM대우의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서지만 GM대우 측은 ‘몽니’를 부리고 있다며 불쾌해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채권단이 제시한 GM대우 장기 발전방안을 GM 측이 수용하지 않으면 내달 만기인 1조1200억원의 대출금을 회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권단은 기술 소유권 이전, 생산물량 장기 확보 등 GM대우를 전략적 생산기지로 보장해야 연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이달 초 만기가 도래한 GM대우 대출금 만기를 내달 초까지 한시 연장해줬다.
산은은 특히 11일 GM대우 정기이사회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팀 리 GM 해외사업부문(GMIO) 사장(GM대우 이사회 의장)이 요청한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과의 면담도 거절했다. 또 GM과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지난해 10월 GM대우에 대한 유상증자가 무효라며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산은은 당시 GM의 증자 결정으로 GM대우 보유지분이 28%에서 17%로 줄어 GM대우 경영 견제장치를 상실했다.
GM 측은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그동안 산은과 장기발전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온 상황에서 이 같은 압박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GM대우 관계자는 “이해할 수 없다. 산은의 이런 방침이 산은이나 GM대우의 발전을 위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금융권 관계자 역시 “산은이 GM대우를 한 번 흔들어 보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