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모의수능 출제경향… EBS교재와 같거나 숫자만 바꾼 문제도

입력 2010-06-10 22:33


10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실시된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는 EBS 교재에서 출제된 문항이 적지 않았다. 특히 수리 영역에서는 숫자만 바꾼 문항도 출제됐다.



◇EBS 교재와 비슷하거나 같은 문제=입시학원들에 따르면 1교시 언어영역 문제에서는 28∼31번까지 현대소설 임철우의 ‘눈이 오면’이 EBS 특강교재와 거의 비슷하게 출제됐다. 모의평가 언어영역 28번 문항은 글의 서술상 특징을 물었다. 이는 글의 서술 특징으로 가장 적절한 것만을 골라 묶은 것을 보기에서 고르도록 한 EBS 특강교재 82쪽 5번과 유사하다. 모의 평가 30번 문항은 ‘꼬두메’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출제했다. EBS 교재 83쪽 8번은 ‘꼬두메’에 대한 찬우의 생각으로 적절한 것을 물어 사실상 같은 문제라는 평가다.

수리 가·나형 공통문항 20번(주관식 단답형)은 이차 정사각행렬과 행렬을 제시한 뒤 이 행렬의 역행렬을 구하는 문제였다. 이는 수능 특강 수리I 교재(40쪽 2번)에서 숫자만 바꾼 문제였다. 수리 나형 22번 문항인 지수와 로그의 계산 문제도 EBS 수능 교재 수리I 11쪽 예제 1번과 비슷했고, 18번 등비수열 문제도 EBS 교재 수리I 51쪽 유제 개념확인1과 거의 일치했다.

3교시 외국어 영역에서도 읽기(독해) 문항에서 18번 글의 목적, 19번 he가 가리키는 대상, 22번 무관한 문장 찾기, 23∼29번 여러 가지 유형의 빈칸 완성 등의 문항은 수능 특강 교재 PART1 유형편의 구성에 모두 다 나와 있는 문제들이었다.

◇복합적 사고 요구하는 문항 많아=출제 경향을 살펴보면 수리와 외국어 영역에서는 전반적으로 수험생들에게 낯익은 문항이 출제됐다. 언어 영역에서는 고전시가와 고전수필을 엮은 복합제재가 출제된 점이 지난해 수능과 달랐다. 비문학 독해는 일상적 소재를 다룬 지문들이 많았고, 추론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를 요구하는 문항들의 난도가 다소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수리 가형에서는 함수의 그래프 해석능력 등을 요구하는 문제가 방정식, 부등식, 함수의 극한, 미분단원과 결합돼 출제됐다. 수리 나형은 지난해 수능에 출제됐던 문제들을 변형한 것이 많았다. 함수의 그래프에 대한 해석능력과 지수함수, 로그함수 및 수열이 결합된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외국어 영역에서는 평이한 유형에 속하는 지칭 추론 문제와 연결사 추론 문제가 빠지고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빈칸 추론 문항이 늘어났다. 빈칸 추론 문항은 지난해 수능에선 5문항이었지만 이번 모의고사에서는 7문항으로 늘어났다. 빈칸에 들어갈 내용도 단순한 어휘가 아닌 비교적 긴 구와 절로 이루어졌으며, 어휘 수준도 높아졌다. 이로 인해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더 높았을 것으로 입시 업계에서는 평가했다.

메가스터디 이석록 입시평가연구소장은 “평가원이 공언한 대로 EBS 수능 교재와 연계해 출제하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많이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단순히 EBS 교재의 문제를 많이 풀거나 암기하는 식으로 학습하기보다는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개념을 충실히 공부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