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G조 브라질·포르투갈 ‘절대강자’에 낀 北 살아남나

입력 2010-06-10 18:18


본선 진출 32개국은 모두 치열한 지역 예선을 뚫고 당당히 본선 무대에 나선 팀들이다. 객관적 전력 차이가 있다지만 결과는 해 봐야만 알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공은 둥글고 이변은 늘 일어나기 때문이다.

◇고만고만한 전력, 혼전의 A조=개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멕시코, 우루과이와 프랑스가 혼전 양상이다.

가장 유력한 16강 진출 후보는 1998년 대회 우승, 2006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아트 사커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의 뒤를 잇는다는 평가를 받는 ‘나폴레옹’ 프랑크 리베리가 중원을 맡고 골잡이 티에리 앙리와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아티드 팀 동료 파트리스 에브라도 공격과 수비를 책임진다.

하지만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16강행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프랑스는 유럽예선에서 ‘핸드볼 파울’로 얻은 연장전 골 덕분에 겨우 남아공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지난 4일 홈에서 열린 중국과의 평가전에선 1대 0으로 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는 최근 4개 대회 연속으로 16강에 진출한 탄탄한 팀이다. 어린 시절부터 주장 완장을 차 ‘멕시칸 카이저’로 불리는 스페인 FC바르셀로나의 수비수 라파엘 마르케스가 팀을 이끈다.

남미 전통의 강호 우루과이도 결코 얕볼 상대가 아니다. 지난달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팀(AT마드리드)을 정상에 올린 골잡이 디에고 포를란은 득점왕 후보로도 거론되는 키 플레이어.

개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도 16강을 노린다. 홈관중의 열성적인 응원과 잔디 적응 등에 힘입은 개최국이 지금껏 16강 진출에 실패한 예는 없다. 남아공으로선 ‘개최국 16강 첫 탈락’이란 불명예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죽을 힘을 다해 16강에 도전해야 한다.

◇구대륙 VS 신대륙의 대결, C조=‘축구종가’ 잉글랜드 대표팀은 자국 프로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타 군단이다. 박지성의 팀 동료인 웨인 루니와 마이클 캐릭, 첼시를 리그 우승으로 이끈 주역인 프랑크 람파드와 존 테리, 리버풀의 핵 스티븐 제라드 등 세계 수준의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종가에 도전하는 팀은 북중미의 절대강자 미국. 지난해 열린 월드컵의 전초전인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당시 A매치 35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던 스페인을 격파했을 정도로 저력이 있는 팀이다. 미국 축구 역사상 최고로 평가받는 베테랑인 랜던 도너번이 주축이다. 잉글랜드는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첫 출전한 미국을 깔보다 0대 1로 패하며 망신을 당한 바 있어 60년만의 복수를 벼르고 있다.

‘사막의 여우’ 아프리카의 알제리, 인구 200만의 소국 슬로베니아는 잉글랜드와 미국보단 이름값이나 전력면에서 다소 뒤쳐진다는 평가. 하지만 깜짝 스타로 등극할 자질은 충분히 갖췄다.

◇죽음의 조, G조=‘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과 4강 전력의 포르투갈, 아프리카의 신흥강호 코트디부아르가 한 조에 묶인 G조는 이번 월드컵 최고 죽음의 조로 꼽힌다. 브라질의 우세 속에 포르투갈과 코트디부아르가 2위 자리를 놓고 격돌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과 한 조에 속한 불운의 팀은 44년만에 월드컵에 출전하는 북한. 하지만 북한은 강호들 속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은 채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의 8강 신화를 재현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스페인의 무적항해 계속될까? H조=스페인은 브라질과 함께 우승후보 1순위다. 지역예선에서 10전 전승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기록했다.

정교한 패스 실력을 갖춘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스크 파브가레스 등이 중원을 장악하고 그들의 패스를 족족 골로 연결시키는 다비드 비야, 페르난도 토레스가 공격 최전방에 선다.

이들의 가장 강력한 적은 월드컵과의 악연. 막강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역대 최고 성적이 4위에 불과할 정도로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못냈던 징크스를 깨야한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활발한 활동량을 자랑하는 트란퀼로 바르네타를 중심으로 단단한 전력을 구축, 8강에 도전하는 스위스와 남미예선에서 32골을 기록하며 브라질(33골) 버금가는 공격력을 뽐낸 칠레가 조2위를 놓고 다툰다.

28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온두라스는 객관적 전력이 다소 뒤쳐진다. 하지만 북중미 최종 예선 10경기에서 11골만 내준 강한 수비로 경쟁자를 제압할 작정이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