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단독 월드컵중계 체제, 3사의 희·비는?… 그리스전 시청률에 따라 광고 판매 수익 판가름

입력 2010-06-10 18:06


‘2010 남아공 월드컵’을 단독 중계하는 SBS가 11일부터 본격적인 월드컵 체제에 들어간다. 한 달 남짓 벌어지는 전세계적인 스포츠 행사를 한 방송사가 독점 중계하는 것은 처음이다. 단독 중계의 파급력과 타 방송사의 생존방식을 놓고 여러 예측이 쏟아진다.

◇그리스전 시청률 70% 넘길까=이번 월드컵은 주요 경기가 새벽에 몰렸던 ‘2006 독일 월드컵’과 달리 오후 시간대에 집중돼 있다. SBS는 오후 8시, 11시, 오전 3시 경기를 생중계한다. SBS로서는 호재다.

초미의 관심사는 12일 오후 8시부터 중계되는 그리스전이다. 독일 월드컵 때 한국전의 시청률은 지상파 방송3사를 합쳐 70%를 웃돌았다. SBS가 사상 초유의 시청률을 기록한다면 이는 광고 판매 수익으로도 이어진다.

한국방송광고공사 관계자는 “그리스전 시청률이 잘 나오면 다른 두 한국전에 대한 기대감이 오르고 외국 경기들도 주목을 받으면서 월드컵 분위기가 올라간다. 현재 광고주들이 월드컵의 흥행성 여부를 장담 못해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인데 그리스전을 물꼬로 다른 경기들의 광고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틈새 시청률 존재할까=단독 중계의 이점으로 꼽혀온 채널 선택권이 KBS와 MBC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지도 관심사다. 그동안 월드컵 기간에는 지상파 3사가 일제히 경기를 중계했지만, 이번에는 KBS와 MBC가 정규방송을 내보낸다. 때문에 월드컵에 관심 없는 30∼60대 여성 시청층의 채널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TV 드라마의 시청률을 견인하는 주요 시청층이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 미디어리서치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월드컵 경기 외에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 다른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이 변수다. 여성 시청층이 드라마로 채널을 돌린다면 KBS와 MBC의 시청률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와 MBC 월드컵 보도 충실할까=지난 2월 KBS와 MBC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한국 선수들의 승전을 단신처리해 빈축을 산 바 있다. 때문에 양사는 월드컵은 국민의 관심사인 만큼 월드컵 소식은 충실히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SBS로부터 한국전은 3분, 외국경기는 2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동영상을 받기로 합의된 상태다. 하지만 보도에는 이 영상만으로는 불충분하므로 남아공 현지에서 내외곽 취재를 통해 보도의 질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박영문 KBS 스포츠국장은 “SBS로부터 취재지원 카드를 8장 받아서 현지에 16명의 기자를 보냈다. 주요 9시 뉴스 등에서 월드컵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시청자의 알권리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