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수 소방방재청장… “지구온난화 아시아 공동 대응책 마련”
입력 2010-06-09 19:01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자연재해를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대책은 바로 국가 간 정보 공유입니다.”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은 9일 ‘제4차 유엔 재해경감 아시아각료회의’의 주요 안건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변화가 가장 심하고 자연재해 발생도 가장 빈번한 대륙이 아시아인 만큼 이 지역 국가들이 각종 기상변화 및 자연재해 관련 데이터를 공유하는 예측 시스템을 갖춘다면 이보다 더 좋은 재해방지 대책은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치러지는 이번 회의는 소방방재청 차장이던 2008년 그가 주도적으로 유치한 것이다. 박 청장은 “재해 방지를 소임으로 맡은 공복으로서 지구온난화와 기후 변화, 이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아시아권 전체의 공조를 끌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며 회의 유치를 위해 유엔을 동분서주하던 당시를 회상했다.
한·중·일 3개국 황사 경보 공조 시스템 추진 배경에 대해서는 “피해 범위가 한국 일본 러시아 태국 베트남 미국에까지 이르는 데 그저 ‘황사가 오면 마스크를 쓰라’는 식의 대책을 내놔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적어도 황사 발원지의 기상 정보를 한국 일본이 공유한 뒤 먼지바람의 발원과 규모, 기류와의 상관성을 종합해 예보하는 정도의 대책은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황사 피해 방지를 위한 국제 공조라고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황사 발원지인 중국 고비 사막 일대에 나무 심기에 나서는 정도의 매우 미약한 형태뿐이었다.
그는 이번 회의가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 아시아권 전체가 공동 대응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의 주요 목표에는 한·중·일 3개국의 황사 공조체제 외에 아시아 기상정보 공유망 구성 문제도 포함돼 있다. 회의가 시작되면 아시아권역 국가를 총망라하는 단일 기상정보 공유 협상이 양자·다자 간 협의 형태로 다양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박 청장은 또 우리 첨단 IT 기술로 만든 재해예측 분석 시스템과 지진피해 예측 시스템 등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인도 등 아시아지역 재해 후진국에 제공하는 것도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했다.
박 청장은 “이들 주요 의제가 회원국들의 동의를 얻어낼 경우 각종 자연재해를 예방하고 피해규모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일대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대안을 반드시 회의 결의문에 담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