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렌호 행정상에 푹 빠졌다… 의정능력·트위터소통 인기몰이

입력 2010-06-09 18:42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은 빗속의 도쿄입니다. 파스타에 치킨을 볶은 도시락. 오늘은 첫 등청입니다. 조속히 착수하고 싶은 일이 가득 있습니다.”

렌호(蓮舫·42) 일본 행정쇄신상은 9일 아침 이런 트윗(인터넷 메시지)을 올렸다. 일본 열도가 그녀의 등장에 열광하고 있지만 정작 화제의 당사자는 차분한 표정이다.

전날 출범한 일본 민주당의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렌호 참의원이었다. 내각 최연소 장관, 여성, 대만계 혼혈. 게다가 젊은 시절 누드모델과 아사히TV 뉴스캐스터로 활동한 이색 경력 때문만은 아니다.

대만 출신의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도쿄에서 태어난 렌호는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 대학 재학 중 모델 경연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연예계에 진출했다.

2004년 민주당의 도쿄 참의원 후보로 정계에 뛰어든 그녀는 지난해 정부의 예산 낭비를 추궁하는 청문회를 통해 주목을 받았다. 논리정연하게 관료를 추궁하는 모습은 TV로 생중계됐다. 평소 의원회관을 자료로 가득 채우는 성실함, TV에 익숙한 끼, 관료를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발휘되면서 스타 정치인으로 관심을 끌었다. 렌호는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고 트위터로 소통하며 일본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개인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다. ‘렌호처럼 글씨 쓰는 법’ 같은 책이 있을 정도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벌써 화제다. “쌍둥이 남매의 엄마로 전날 아무리 늦게까지 술을 마셔도 다음날 새벽 5시에 일어나 도시락을 싼다”는 동료 의원의 전언처럼 장관으로서 첫 출근일인 9일에도 트위터에 도시락 싼 이야기를 올렸다. 그녀의 트위터 팔로어(구독자)는 12만2000명이 넘는다. 부계 혈통이 이어져 있는 대만과 중국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대만 신문은 그녀의 입각을 1면 머리기사로 전했고, 렌호 의원의 친척을 찾아 지면에 등장시켰다. 렌호를 ‘일본의 힐러리’라고 소개한 중국 신문도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