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연기] 재발사, 당장은 어렵다
입력 2010-06-09 21:22
나로호가 언제 발사될 수 있을까? 교육과학기술부와 나로우주센터 측은 한·러 전문가들이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대로 향후 발사 일정을 조정해 다시 발표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재발사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고 원인 파악 및 보완 조치에 걸리는 시간과 기상 여건 등을 다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돌발 변수에 대비해 준비한 나로호의 예비 발사 시한은 19일까지로 잡혀 있다. 그러나 19일을 넘기면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에 재발사 날짜와 궤도 등을 다시 통보해야 하는데다 이 기간 기상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아 나로호 발사는 상당 기간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교과부 관계자는 “문제를 일으킨 소방 설비가 나로호와 직접 연결돼 있지 않아 이번 오작동이 발사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발사체 자체의 문제가 아닌데다 분출된 소화용액이 발사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 사고 원인 규명이 빨라질 경우 이른 시일 내 다시 발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당장 발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원인 규명과 분출된 소화용액을 보충한 뒤 발사를 위한 리허설 등 모든 점검을 마무리하더라도 기상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나로호는 민감한 전자장비를 싣고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만큼 초속 15m 이상의 바람이 불거나 비행경로 20㎞ 이내에 벼락이 있으면 발사가 어렵다.
기상청은 10일 날씨가 9일과 비슷해 구름이나 낙뢰, 바람 등이 발사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다. 모든 점검을 마치고 발사 조건에 적합한 기상이 예상되는 10일 발사가 재개된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11일부터 남쪽에서 비구름이 올라와 12∼13일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고흥 지역의 날씨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이번주 내 발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다음주에는 일본으로 장마전선이 다가오면서 우리나라 남해상과 고흥 지역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며 15일쯤에는 비가 올 것으로 예상돼 예비기간 안에 발사하지 못하는 사태도 우려된다.
고흥=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