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연기] “휴가 내고 부산에서 보러 왔는데…”… 관광객 ‘허탈’-관계자 ‘당혹’
입력 2010-06-09 21:41
현장 소방설비 문제로 나로호 발사가 연기되자 과학기술위성 2호와의 교신을 준비 중이던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허탈함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역사적인 나로호 발사 순간을 직접 지켜보기 위해 전남 고흥을 찾은 시민들도 아쉬움을 표했다.
카이스트 인공위성센터는 9일 오전 10시15분쯤부터 과학기술위성 2호와의 교신에 대비한 최종 리허설을 진행했으나 갑자기 연기되자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연구원들은 센터 내 세미나실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 모여 나로우주센터 상황을 전하는 방송에 귀를 기울였다. 일부는 인터넷을 통해 속보 뉴스를 검색하며 원인을 자체 분석하고 향후 진행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공위성센터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 준비했던 터라 발사 연기 소식을 듣고 허탈했다”면서도 “빨리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발사에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항우연에 남아 있는 연구원 200여명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항우연은 이날 오후 4시부터 대회의실에 모여 TV로 나로호 발사 장면을 지켜볼 예정이었지만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임철호 선임본부장은 “핵심 기술의 오류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다행”이라며 “상황이 빨리 해결돼 발사 일정이 다시 잡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중앙과학관 중앙광장에서 개최된 나로호 발사 성공기원 항공우주과학체험 한마당에 참여한 400여명의 어린이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전 둔원초교 4학년 권혜빈(10)양은 “많이 기대하고 있었는데 나로호 발사가 연기돼 속상하다”며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나로호를 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다.
나로호 발사 장면을 현장에서 함께하기 위해 고흥군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을 찾은 군민과 관광객 5000여명도 청천벽력 같은 발사 중단 소식을 전해 듣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휴가를 내고 가족들과 함께 찾은 박남재(37)씨는 “부산에서 오전 8시 출발해 발사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연기되다니 매우 안타깝다”며 “안전하게 발사하려고 연기하는 만큼 다음 기회를 기약하겠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고흥=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