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北 두려워할 실질적 조치 취해야”
입력 2010-06-09 18:18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제재와 관련, “말을 앞세우기보다는 북한이 두려워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자문단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북한에 대해 단호한 자세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 행동이 따라가지 않으면 상대편이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러나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그런 발언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 기조연설에서도 “상대가 얕잡아보게 되면 안 된다. 잘못 손을 대면 더 큰 화를 입는다는 인식을 강하게 줄 필요가 있다. 쉽지 않겠지만 더 강한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고, 행동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또 한나라당이 패배한 6·2 지방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외교안보정책의 기조는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특히 대북제재에 관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 ‘언론에 나오는 것처럼 한·중 관계가 불편한 게 아니다. 한·중 관계는 잘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 방한했던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의 회담 내용 등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2012년 4월 예정된 한·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 연기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자문위원들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1차 보고서 내용을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간담회에서는 이를 토대로 단계별 대응 방안과 6자회담 연계 문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대북제재 추진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 군 지휘 라인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할지를 놓고 찬반 논란을 벌였지만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고 한다. 간담회에는 한승주 한미협회장, 현홍주 전 주미대사, 안광찬 전 비상기획위원장,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등이 참석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