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태극 전사들 6월 10일부터 ‘그리스전 모드’ 돌입
입력 2010-06-09 18:34
‘허정무호’가 10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그리스전(12일)이 열릴 남아공 남부 해안 도시 포트엘리자베스에 들어간다.
지난 주말 남아공에 입국했지만 산속 도시 루스텐버그에서 훈련하느라 월드컵 분위기를 크게 느끼지 못했던 태극전사들은 포트엘리자베스 입성으로 본격적인 대회 참가를 실감하게 된다.
그리스전을 앞둔 태극전사들 내부 분위기는 설레임이란 단어로 요약된다. 빅리거인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번이 네 번째 월드컵 출전인 이운재(수원) 등 고참급 선수들이 ‘월드컵 경기도 그냥 축구 게임의 하나’라며 후배들을 심리적으로 다독이고 있다고 한다.
루스텐버그 올림피아 파크 훈련장에서 만난 염기훈(수원), 기성용(셀틱) 등 월드컵 첫 출전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긴장감은 별로 없다. 오히려 월드컵에 나간다는 게 기대되고 설레인다”고 말한다.
허정무호는 포트엘리자베스 입성 하루 전인 9일 일체의 훈련 없이 루스텐버그 숙소(헌터스 레스트 호텔)에서 푹 쉬었다. 지난 5일 남아공 도착 당일부터 매일 훈련해 온 피로감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리스전 결전지로 들어가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라는 코칭스태프 배려였다는 것이 대표팀 관계자 설명이다.
한국-그리스전이 낮 시간(현지시간 오후 1시30분)에 열리는 점을 감안해 ‘그리스전 시계 모드’로 들어간 허정무호는 9일에도 아침 식사 시간을 평소 8시∼9시에서 9시∼10시로 1시간 늦추며 선수들의 작은 부분까지 신경 썼다.
그리스전(4-4-2 포메이션) 베스트 11 윤곽도 잡혔다.
허 감독은 그동안의 오스트리아 및 루스텐버그 훈련 결과와 선수들의 몸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박주영(AS모나코)-염기훈을 그리스전 투톱으로 내세운다.
미드필드에는 왼쪽부터 박지성-김정우(광주)-기성용(셀틱)-이청용(볼턴)이 나선다. 포백 수비진은 이영표(알 힐랄)-이정수(가시마)-조용형(제주)-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왼쪽부터 차례로 포진한다.
대상포진 증상을 보인 조용형은 그리스전에 정상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체격 조건이 좋은 그리스 선수들과의 세트피스시 몸싸움을 위해 오른쪽 수비수에 오범석(울산) 대신 유럽에서 뛰는 차두리가 나선다.
허정무호는 그리스를 꺾고 남은 2, 3차전에서 선전해 B조 2위로 16강에 오를 경우 한국-그리스전이 치러지는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오는 26일 A조 1위와 16강전 단판 승부를 갖는다. 태극전사들은 ‘나중에 16강전을 위해 다시 한번 더 포트엘리자베스를 찾겠다’는 의욕속에 그리스전 짐을 쌌다.
루스텐버그(남아공)=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