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내 기독교 개종자들 처형 위기" 긴급 기도요청

입력 2010-06-09 14:19


[미션라이프] 아프가니스탄 기독교 개종자들이 공개처형을 당할 위기에 처해 있어 기독교인들의 중보기도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5월 말 아프간 공영 TV인 ‘누린’(Noorin) 방송(사진)이 기독교인들의 침례의식을 담은 폭로성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아프간 내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제재조치를 주장하는 여론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 현지인 그리스도인들이 전세계 기독인에게 기도요청서를 발송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8년째 활동 중이라고 밝힌 한 현지 사역자는 8일 본보에 이메일을 보냈다. 아프간 그리스도인들의 안전과 아프간 신자들이 담대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에 따르면 방송 내용은 예수를 따르기로 결단한 현지인 그리스도인들에 관한 고발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아프간 신자들이 세례를 받는 장면을 비롯해 신자들 사진들이 그대로 공개됐다는 것. 이 내용은 다수의 아프가니스탄 방송사들에게도 전해져 이들 방송사들이 기독교 신앙을 비난하는 프로그램을 연이어 내보내는 등 전국적인 뉴스로 확산됐다.

이른바 이슬람 신정국가를 표방하는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무슬림이 기독교로 개종할 경우 최대 사형 선고까지 가능하도록 돼 있다. 이들 나라에서는 기독교 선교가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이는 이슬람국가를 통치하는 이슬람법인 샤리아에 근거한 것으로 이들 국가는 헌법상에서는 기본적으로 종교 자유를 인정하는 조항 등을 두고 있으나 실제로는 샤리아에 더 우위를 두고 있다.

방송 여파는 아프가니스탄 국회까지 강타해 기독교 개종자들에 대한 정식 조사를 착수하게 됐고, 정보부를 통해 이들을 색출해 처형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또 수백 명의 분노한 카불대학생들의 시위도 잇따라 발생하는 등 방송 여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극소수 아프간 그리스도인들이 살해 위협 속에 피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사역자는 방송에 노출됐던 2명의 신자들은 행방불명 상태이며 한 명은 투옥됐다고 전했다. 아프간 기독교인들은 이 같은 상황이 세계에 알려져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기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역자는 “아프간 내부에서는 이런 상황들을 말할 권리도 없고 방법도 없지만 이 사실이 누군가에게 전해지기 원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역설적으로 방송이 나온 시점에 카불에서는 ‘평화족장회의’가 열려 수백 명의 족장들이 화합과 평화에 관해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계에서는 이를 두고 “이슬람이 말하는 평화에 대한 의미가 무엇인지 재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역자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진영에서 아프간 그리스도인들을 핑계로 현 정부를 폄훼하고 분열시키는 일에 이번 소용돌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 선교 역사는 크리스티 윌슨 미국 선교사를 필두로 5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국회에서는 7개의 가정교회가 존재한다는 내용이 거론됐다고 전해진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다음은 기도요청서 전문

1. 아프간 그리스도인들의 안전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반복적으로 얼굴이 방송에 누출된 다수의 그리스도인들은 체포, 감금되거나 혹은 폭도들에 의해 살해될 수 있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남아있는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상황들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 하나님께서 아프간 그리스도인들에게 강하고 담대함을 주시고 지혜로 함께 하여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3. 하나님께서 현 정부의 결정에 함께 역사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4. 하나님께서 이 상황을 바꾸어 아프간 그리스도인들에게 어떤 선한 것, 그리고 유익한 것으로 갚아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