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영웅 ‘엄복동 자전거’ 문화재로
입력 2010-06-08 18:39
“떴다 보아라 안창남 비행기, 내려다보아라 엄복동의 자전거.”
일제강점기에 조선인들이 한국 최초의 비행사 안창남과 1910년 ‘전조선자전차경기대회’에서 일본인 선수를 물리치고 우승한 엄복동을 자랑스러워하며 부른 노래의 한 구절이다.
문화재청은 당시 스포츠영웅으로 대접받은 사이클 선수 엄복동(1892∼1951)이 타던 자전거를 근대문화재로 등록예고한다고 8일 밝혔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엄복동 자전거는 영국 러지(Rudge-Whitworth)사가 1910∼14년 사이에 만든 경주용으로 전면 상표(사진)에 표기된 7자리 숫자 ‘1065274’를 통해 영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품이다. 엄복동은 1929년 은퇴하면서 자전거를 후배에게 물려줬고, 광복 전에 이 자전거를 갖게 된 박성렬이 한국전쟁 당시 이를 둘러메고 피란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문화재청은 또 1930∼68년 서울 시내를 운행한 ‘전차 381호’(서울역사박물관 소장)와 숙명여고의 전신인 명신여학교에 고종황제의 순헌황귀비 엄씨가 하사한 ‘명신여학교 태극기·현판·완문’도 문화재로 등록예고했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