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 국방선진화위원장 “北, ‘4세대 전쟁’ 준비”

입력 2010-06-08 18:29

천안함 공격은 북한이 비정규전이나 특수전을 특징으로 하는 ‘제4세대 전쟁’을 준비해 왔음을 입증한 사례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상우 국방선진화추진위원장은 8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육군본부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21세기에 들어 비정규전, 특수전이라는 제4세대의 새로운 전쟁 양상이 보편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유연억제전략으로 전쟁 재발을 막자’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제4세대 전쟁은 발전된 무기를 보유할 수 없는 약한 전력으로 잘 무장된 대규모 정규군을 가진 상대에 대항할 수 있는 비대칭전을 가능하게 한다”며 “천안함 피격은 그 예”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북한은 낙후된 장비와 열악한 경제적 전쟁수행 능력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 중”이라며 “미사일 등 장거리 투발 수단에 장착한 대량살상무기(WMD)로 전략 중심지를 강타하고 대규모 정규군으로 전선을 돌파해 전략적 목표를 신속히 점령하려는 ‘기동조우전(機動遭遇戰)’을 준비하고 20만에 달하는 특수전력을 투입해 전 국토를 전장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천안함 피격과 같은 비대칭전과 정규전을 배합하는 전쟁을 기획하고 있다면 우리에게는 새로운 위협”이라며 북한의 전략 변화에 따라 우리 지상군 전력도 특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처럼 기존 사단을 여단급 전투단으로 재편,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결합하는 유연한 부대 구조를 갖추고 기동성 확보를 위한 항공전력도 포함된 형태로 재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이 WMD를 발사하기 전에 무력화할 수 있는 정밀타격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정열 한국전략문제연구원 안보전략소장도 주제발표를 통해 “북한은 특수전 부대의 비정규전 수행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척당 1개 소대 규모의 병력 수송이 가능한 공기부양정 130여척을 개발, 실전 배치했다”고 말했다. 하 소장은 또 “현재 인민군 총참모부 정찰국 소속으로 1000여명의 ‘기술정찰조’를 운영하고 전문 해커들을 중국에 보내 한국의 주요 국가기관 인터넷망에 끊임없이 침투를 시도하고 있다”며 “북한이 최근에는 전자기 폭탄(EMP)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