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정보망 해킹 시도 급증… “하루 수백만번 시도”

입력 2010-06-08 18:29

주한 미군사령부 사이버 전문가 제임스 히스 박사는 8일 “매일 100개 이상의 해외 정보기관이 미국의 정부기관 네트워크에 대한 해킹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히스 박사는 국군기무사령부에서 열린 ‘제8회 국방정보보호 콘퍼런스’에서 “전 세계 88개국에 구축된 미국의 국방정보망은 17억 인터넷 사용자와 연결돼 있으며 하루에도 수백만 번의 검색 또는 침투 시도를 당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군의 지휘통제체제(C4I)·작전·군수 등에 관련된 1만5000여개의 군사 사이트에 대한 공격 빈도수가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히스 박사에 따르면 현재 4000여개 사이트에서 테러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일 3만2000여건의 사이버 공격 의심 활동이 발생하고 있다. 하스 박사는 “네트워크에 대한 위협은 과장된 것이 아닌 실제 상황으로 미국의 핵심 기반체계 및 금융구조가 이미 침투당한 바 있다”며 “미군은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하는 등 사이버테러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격려사에서 “유럽사이버위원회는 앞으로 10년 내에 사이버 공격으로 통신네트워크가 마비될 가능성이 20%, 경제적 피해는 2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사이버 공간을 정복하는 것보다 북한을 정복하는 것이 더 쉽다”며 사이버 공격 대응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배득식 국군기무사령관은 개회사에서 “북한은 인민학교에서부터 영재를 선발해 해커 군관으로 양성하는 등 사이버 부대를 전략적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다”며 “북한이 천안함 기습 공격에 이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방해 등을 목적으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비해 지난달 23일 오전 9시부로 정보작전방어태세인 인포콘(Inforcon)을 ‘평시 준비태세’인 5단계 수준에서 ‘증가된 경계태세’인 4단계로 격상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