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총리 등 프로필 이례적 상세 공개

입력 2010-06-08 18:29

북한이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임된 최영림 총리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급 인사들의 나이와 경력을 자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중요 인사를 단행해도 이름과 현 직책만 밝히거나 비중 있는 인사 사망 시에도 부고에 간단한 약력만 소개했던 과거 전례에 비춰보면 매우 이례적인 변화다.

우리 정부는 이번 발표를 토대로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프로필 일부를 수정했다. 북한의 이번 행보는 주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고위직 인사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8일 새벽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최 총리와 장 부위원장, 강능수를 비롯한 신임 부총리 6명 등 모두 8명의 이력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이었던 장 부위원장은 1946년 1월 22일 출생해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1972년부터 당의 중요 직책을 고루 거친 뒤 2007년부터 당 행정부장을 맡아온 것으로 소개됐다. 국내 북한 인물정보에는 장 부위원장이 1946년 2월 6일에 태어난 것으로 돼 있다.

또 1929년생으로 알려진 최 총리가 1930년생으로 소개되는 등 이번에 프로필이 전해진 8명 중 5명의 생년월일이 국내에 알려진 것과 달랐다.

전하철 부총리의 경우 각각 당 중앙위원과 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동명이인이 2명 있어 혼선을 빚어왔는데 이번 프로필 공개를 통해 당 중앙위원 전하철로 확인됐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8일자 2면에 최 총리와 장 부위원장 등 8명의 사진과 약력을 실었다. 이 신문은 지난해 4월에도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출된 국방위 위원 8명의 사진을 게재했지만 경력은 소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그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제외하고 경력이 소개되는 일이 거의 없었다”면서 “이번 프로필 공개는 상층부에서 정책 결정을 독점하지 않고 새 총리 등에게 투명하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국가 정책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