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60주년… 끝나지 않은 전쟁] 中 교과서에 실린 6·25

입력 2010-06-08 21:56


(1) 반목의 한반도 어디로

중국이 중·고교 사회과 교과서에 6·25를 철저히 미국의 조선침략전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철 경상대 교수가 8일 중국의 중·고교 중국역사, 세계역사, 역사와 사회, 중국 근대 현대사, 세계 근대 현대사 과목의 교과서 등을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중국은 6·25를 ‘조선내전’, ‘미국의 조선침략전쟁’으로 지칭했다.

박 교수는 “조선내전이라는 표현은 6·25 발발 원인을 재(再)수정주의적 시각에서 분파주의에 의한 한반도 자신의 과오로 본다는 것”이라며 “전쟁 발발의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고 북한과 중국이 피해자임을 부각시킨 것”이라고 해석했다. 곧 중국은 미국의 조선침략전쟁을 막기 위해 항미원조(抗美援朝)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시각이다.

중국은 자국의 참전 결정에 대해 ‘보가위국(保家爲國)’이라는 표현도 썼다. 북한이 출병 원조를 요청한 상황에서 사회주의 형제국인 중국이 출병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뉘앙스다.

중국은 또 파병을 위한 유엔의 결의에 대해서도 “유엔 명의 도용”이라고 호도했고, 미국의 파병은 “아시아 지역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기술했다. 1953년 7월 정전협정도 중국 입장에서 크게 미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맥아더 유엔군 총사령관은 전쟁에 패해 해임됐고, 후임인 클라크 사령관도 “미국의 승리 없이 정전협정에 사인한 첫 번째 장군”이라고 탄식한 것으로 표현했다.

중국은 일반 병사들을 전쟁 영웅으로 만드는 데도 적극적이었다. 강원도 김화 인근 상감령 전투 중 고지를 탈취하라는 명령을 받은 황지광(黃繼光)이 수류탄이 바닥나자 몸으로 적의 기관총 총구를 막아낸 사례는 대표적이다. 사나운 불길에 타죽자고 한 치우샤오윈(邱少云)도 전쟁 영웅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의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