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누구 엉덩이 차야할까 궁리”… 석유 유출 책임자 처벌 의지

입력 2010-06-08 18:00

미국 멕시코만 석유 유출 사태가 조금씩 가닥을 잡고 있지만, 이미 피해가 엄청나 회복엔 수년이 걸릴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도 부담스런 상황이다.

테드 앨런 미 해안경비대장은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석유 유출 피해를 복원하는 데는 여러 해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방송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해수면 표면 위의 기름띠 등을 제거하는 데는 몇 달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습지대 등에 유출된 원유를 없애고 장기적으로 서식지 등의 환경을 복원하는 과정은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고사인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일요일인 6일부터 하루 1만1100배럴의 유출 원유를 회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유출량의 58% 정도에 해당하는 것이다. BP가 일부 유출 원유를 차단하는 데 성공하긴 했지만, 유출을 완벽하게 차단하려면 감압유정을 뚫어야 가능하다. 이 경우 다시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석유 유출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NBC뉴스 ‘투데이 쇼’와의 인터뷰에서 “누구 엉덩이를 걷어차야 할지 알고 싶어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다시 격분했다. 원인 규명 차원을 넘어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는 의지다.

미국 내 여론은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 7일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의 공동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방정부의 대응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37%) “형편없다”(32%) 등 전체 응답자의 69%가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이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응에 비판적 입장이 62%였던 것보다 7% 포인트 높은 수치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