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오자와, 9월을 기다린다… 당 대표 선거 정치생명 걸려
입력 2010-06-08 18:00
민주당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郎) 전 간사장은 7일 민주당 양원 의원총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자와 그룹 소속 의원들은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새 간사장의 인사에 박수 치지 않고 쌀쌀한 시선을 보냈다.
산케이신문은 이런 모습을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탈(脫)오자와’ 노선을 명확히 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당내 항쟁이 시작됐다”고 표현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일본 정치계 중심인물이다. 1980년대 말부터 20여년간 일본 정치를 주물렀다. 정치구도도 93년부터 ‘보수 대 진보’에서 ‘오자와 대 반오자와’로 재편됐다. 금권·계파 정치 등 구시대 정치의 전형이었다. 하토야마 내각에서도 실질적인 권력자는 오자와였다.
오자와는 지난 4일 당 대표 경선에서 충격을 받았다. 지지를 선언한 다루토코 신지(樽床伸二) 후보가 129표에 그쳤기 때문이다. 당내 오자와 그룹 의원은 150여명이다. 언론은 오자와가 진짜 위기를 맞았다고 전했다.
야당도 오자와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자민당 총재는 “민주당이 오자와 숨기기를 하는 것”이라고 비난한 뒤 “그게 아니라면 국회 회기 중 오자와의 불법 정치자금 문제와 관련한 증인 심문을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자와는 침묵하고 있다. 경선이 끝난 뒤 자신의 측근 인사들에게 ‘9월이 진짜 전쟁’이라고 말한 것이 전부다. 당 대표 선거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 선거가 민주당 정권은 물론 오자와의 정치 생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호소노 고지(細野豪志) 간사장 대리는 8일 TBS TV에 출연해 “에다노 간사장과 오자와 전 간사장이 가까운 시일 내에 회담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