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에너지 절약 실천 습관은 어릴 때부터

입력 2010-06-08 18:27


매일 아침 각 신문의 에너지 관련 기사를 살피다보면 하루가 다르게 에너지 절약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각계의 리더들도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과 실천을 주장하는 기고를 연일 게재하고 있다. 이는 2020년 기준 30%의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국가적인 큰 목표와 함께 글로벌 경제위기 등으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산업체, 공공기관 등 각계각층이 에너지 절약을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핵심전략으로 채택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민들의 일상생활 속 에너지 절약 실천은 아직까지도 미진하다는 느낌이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직장 등 단체의 에너지 절약에는 어느 정도 의무감을 가지고 동참하는 반면, 개개인의 실천은 기업이나 단체의 노력보다 적극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활 속 실천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가까운 거리 걷기, 적정 실내온도 지키기 등 생활 속 에너지 절약은 귀찮고 불편하다는 인식 때문에 자발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97%인 나라에서 한겨울에는 과난방으로 속옷 차림이고, 여름에는 과냉방으로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생기는 기현상을 쉽게 볼 수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에너지 요금이 개인의 에너지 절약 참여율을 낮추는 주요 요인이라는 의견들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에너지 절약 습관이 삶 속에 뿌리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듯 습관은 바꾸기가 쉽지 않다. 특히 성인들에게 새로운 습관을 유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유아·청소년기의 에너지 절약 습관이 중요하다. 아이들은 원칙을 지키는 습관이 성인보다 강하다. 어릴 때부터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배우고 습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면 커서도 적극적인 실천 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

지난 4월 말 어린이,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전국적인 에너지 절약 실천 동아리 ‘SESE나라’가 출범했다. ‘Save Energy Save Earth’의 약자인 ‘SESE’를 활용하여 ‘에너지 절약으로 지구를 지키자’란 글로벌 이슈를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어린이, 청소년의 모임이다. 한 달 남짓의 짧은 기간이지만 벌써 80여개 학교 및 청소년단체에서 SESE나라를 구성했다. 이 동아리에 참여한 아이들은 학교와 가정, 그리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서 에너지 절약 지구지킴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와 에너지관리공단에서는 갓 태동한 SESE나라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되도록 온·오프라인에서 모임 간 정보교류를 지원하고 있다. SESE나라 활동에 대해 ‘국가공인 수련활동과 봉사활동 인증’을 부여해 청소년들의 학업성취에 도움을 주고, 지도하는 선생님들에게 연수교육을 통한 에너지 전문교원 인증 등 다양한 혜택 또한 준비하고 있다.

체험 중심의 학습이 주입식 교육보다 실천 습관 정착에 효과가 크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에너지 절약 교육은 실천과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고, 또래끼리 여럿이서 활동하면 사회성 및 협동심도 키울 수 있어 아이들의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더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에너지 절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주자.

이태용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