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장성호, 결국 한화 유니폼 입었다
입력 2010-06-08 17:45
반년 가까이 오리무중이었던 장성호(사진)의 행선지는 결국 한화로 정해졌다. 본인의 뜻과도 일치했고, 그를 원했던 한화 한대화 감독의 의중과도 맞아떨어졌다.
그동안 KIA의 ‘뜨거운 감자’였던 장성호가 8일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장성호와 투수 이동현, 외야수 김경언이 한화로 가고 한화의 투수 안영명과 박성호, 외야수 김다원이 KIA로 팀을 옮기는 3대3 트레이드다.
외형적으로는 3대 3이지만 내실을 따져보자면 장성호-안영명 트레이드라고 봐도 무방하다. 장성호는 1998년부터 9시즌 연속 3할 이상을 쳐낸 검증된 타자이고 안영명 역시 지난해 10승 투수 대열(11승8패)에 올라선 주축 투수였다.
아직 20대인 10승 투수가 트레이드 상대가 됐다는 점을 보면 한화가 장성호의 가치를 얼마나 높게 평가하는지가 보인다. 한대화 감독은 검증된 좌타자가 중심 타선에 꼭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태균 이범호의 일본 진출에도 불구하고 만만찮은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한화 타선에 장성호가 가세하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안영명의 경우엔 시즌 후 입대해야 하고, 군복무를 마치면 30대가 된다는 점을 고려해 눈물을 머금고 내준 것으로 해석된다. 양훈과 윤규진, 박정진 등 한화의 불펜이 비교적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결단을 내리게 된 배경이 됐다.
KIA로서도 손해볼 게 없는 트레이드다. 장성호를 더 이상 활용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출혈없이 쏠쏠한 투수를 얻은 셈이기 때문이다. 안영명의 가세는 잦은 등판으로 어려움을 겪던 KIA 불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FA) 선수를 선언한 장성호는 구단과의 협상과정에서 타 팀으로의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조범현 KIA 감독 등 코칭스태프와 갈등을 겪던 끝에 아예 팀을 떠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 이후 KIA와 한화는 여러 차례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불발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번에 극적으로 성사됐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