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기성용 vs 사마라스… 셀틱에선 동지였지만 이젠 적이다
입력 2010-06-08 18:06
이들은 12일(이하 현지시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에서 열리는 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각각 한국과 그리스 유니폼을 입고 서로의 목에 창끝을 겨눈다.
출전자 명단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두 사람 모두 양 팀의 핵심 전력인 만큼 맞대결을 피할 수 없다.
기성용은 2선에서 로빙패스와 중거리 프리킥으로 한국의 공격을 지원하는 중책을 맞고 있다. 4-2-3-1 포메이션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워진다. 한때 무뎌졌던 슛 감각이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마라스는 그리스의 측면 공격수, 또는 셰도 스트라이커로 뛰고 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한국의 골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는 왼쪽 공격수로 출전했으나 인상적인 활약 없이 팀의 0대2 패배를 지켜봤다.
한국과 그리스는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사이에서 최소한 2위를 확보해야하는 만큼 서로를 상대로 1승을 챙기기 위해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패할 경우에는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서로를 잘 아는 두 선수의 대결이 관심을 끄는 이유다.
기성용은 지난해 12월 셀틱에 입단, 10경기에서 1도움으로 데뷔 시즌을 마쳤다. 정규리그와 컵대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포함, 42경기에서 12골 2도움을 기록한 사마라스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두 사람은 같은 외국인 선수로서 친분을 쌓았다.
그러나 남아공월드컵이 다가오자 동료애는 견제로 바뀌었다. 첫 포문은 사마라스가 열었다. 그는 지난 3일 셀틱 홈페이지를 통해 “나는 기성용에게 ‘이제 (우리는) 적이다. 덕담을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장난이었다”고 덧붙이긴 했지만 승부욕을 보여주는 한 마디였다.
기성용도 물러서지 않았다. 7일 국가대표팀 훈련에서 “나도 사마라스를 적으로 만났으니 경계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