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 전도왕] 서울 은강교회 조영숙 권사
입력 2010-06-08 22:31
소아마비 앓아 짧은 왼쪽 다리 이끌고
오늘도 엘리베이터 없는 아파트 오른다
조영숙(50) 서울 용강동 은강교회(박용식 목사) 권사는 두 살 때인 1962년 소아마비를 앓아 왼쪽 다리가 6㎝ 짧다. 보조기를 차고 걷지만 정상인에 비해 걸음걸이가 배 정도 느리다. 하지만 전도 길에선 그를 따라올 사람이 드물다. 15년 동안 매년 20∼30명씩 전도했다.
조 권사는 3대째 신앙의 맥을 이은 집안에서 태어나 모범생으로 자랐다. 1985년 대학을 졸업하고 믿지 않는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결혼하면 신앙생활을 하겠다던 남편은 10년 동안 도박에 빠져 살았다. 진 빚이 하도 많아 퇴직금을 다 털어도 모자랄 정도였다.
시댁은 불교집안이었다. 시어머니의 소원이 기가 막힐 정도였다. “재수 없는 예수쟁이가 집안에 들어와서 이 모양입니다. 우리 며느리가 부적을 한번 지니고 다니는 것이 내 소원입니다.”
그러나 그런 시어머니를 조 권사는 아주 잘 섬겼다. 하지만 남편의 도박벽엔 참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마구 바가지를 긁었지요. 하지만 남편은 변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해지기 시작하더군요. 저는 남편의 배반과 시어머니의 구박으로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은 조 권사의 입술에 재갈을 물리셨다. “너는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변화의 능력은 없구나. 그런 마음으로 아무리 기도해봐야 소용 없다. 먼저 너부터 변해야 한다. 그래야 네 남편이 돌아올 것이다.”
그랬다. 그날부터 조 권사는 남편이 변할 때까지 아침을 굶기로 했다. 연초와 연말엔 사흘 동안 금식했다. 3년이 되던 해 마지막 40일간은 작정기도 드렸다. 마흔 문턱에서 남편(김기훈 권사)은 완전히 새사람이 됐다. 학원 강사로 일하다 지금은 서울 대흥동에서 계명중고등부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형편이 좋지 않은 아이들 40∼50명을 돌보며 하나님의 사랑을 심어주고 있다.
조 권사는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30분터 낮 12시30분까지 노방전도에 나선다. 조 권사의 주특기는 ‘골고다 전도법’과 ‘식탁 전도법’이다. 예수님이 걸어가신 고통의 길을 조금이나마 체험해보는 방법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에 음식을 들고 찾아가는 전도법이다. 처음엔 퉁명스럽게 거절하던 이들도 조 권사의 정성에 두 손 들고 만다.
조 권사는 오늘도 절룩거리며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 계단을 오른다. 그렇게 힘든 보행으로 지금까지 수백명을 전도했다. 감리교회에 마포지방회 33개 감리교회가 있지만 장애인 선교부가 있는 곳은 은강교회뿐이다. 조 권사의 꿈은 한국밀알선교단의 마포지부 밀알선교센터를 만드는 것이다. “장애인 선교를 하는 게 꿈입니다. 멸시받고 천대받는 그들에게 예수 사랑을 전하고 싶어요.”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