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후 한국 위기감 높아졌다”
입력 2010-06-07 21:36
우리나라가 사회 전반에 걸쳐 불안정한 상황이 10년 넘도록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008년 정권이 바뀌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사회위기 수준이 다소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높은 실업률, 낮은 출산율, 심각한 지역 간 소득격차, 높은 물가, 지역별 정당득표 집중률 등은 우리 사회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승권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의 사회위기 지표와 위기 수준’ 보고서에서 2008년 사회위기 점수는 60.70점으로 최근 10년 새 가장 안정적이던 2005년(55.64점)보다 5.06점 높아졌다고 7일 밝혔다.
보고서는 1996∼2008년 고용 교육 복지 사회갈등 불평등 경제일반 정치일반 주거 인구 건강 등 10개 영역 44개 지표에 대한 위기 수준을 점수화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위기 수준이 심각한 것을 나타낸다.
2008년에 비교적 심각한 수준 이상으로 나타난 위기지표는 44개 가운데 20개(45.5%)로 나타났다(표 참조). 반면 매우 안정적인 수준의 지표는 하나도 없었다.
소비자물가지수와 경제성장률 등 경제일반의 위기 수준 심각도는 68.49점으로 2007년 53.15점에서 크게 올랐다. 고용 영역의 위기 수준은 2003년 75.62점 이후 꾸준히 떨어져 2007년 안정된 수준인 33.76점으로 내려갔으나 2008년 53.72점으로 급상승했다. 사회갈등 및 문화 영역 위기 수준은 2008년 68.16점으로 전년도 31.37점에서 배 이상 올랐다.
교육 영역은 2001∼2006년 비교적 안정적이었으나 2007년 위기 점수가 90.05점으로 올라 최근 10년 동안 가장 심각한 상황을 보였다. 불평등 영역은 2000∼2003년 50점대 이하로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2007년 73.87점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73.77점보다도 높게 나타났다.
반면 건강·안전 영역의 위기 수준은 2007년 67.85점에서 2008년 41.42점으로 크게 낮아졌다. 이 영역은 98년 80.53점으로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 사회위기 수준은 98년 74점까지 올랐다가 이후 60점대 이하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비교적 위기’ 수준에 놓여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기는 2004∼2005년이었다.
김 연구위원은 “급변하는 사회 변동에 따라 새로운 사회 위기가 등장할 수 있다”며 “위기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회위기 관리 전담 부서를 만들고 예방 및 조기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