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기용 왜?… 후계체제 ‘관리자 역할’
입력 2010-06-07 21:42
북한이 7일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을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승진 기용한 것은 후계 체제의 안정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곧바로 권력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인 정은으로 3대 세습할 경우 불안해질 수 있어 장 부장에게 일종의 ‘중간다리’ 역할을 맡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매제인 장 부장에게 권력교체의 과도기에 관리자 역할을 맡아달라는 차원에서 책임과 권한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장 부장은 지난해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으로 뽑힌 데 이어 불과 1년 2개월 만에 부위원장에 올라 최고 실세로서 사실상 2인자 자리를 굳건히 다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계자 정은의 생모인 고(故) 고영희씨가 생존해 있을 당시 정은의 후견인으로 평가받았던 이제강, 이용철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들이 최근 사망한 것도 장 부장의 지위가 더욱 확고해지는 계기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선전선동 사업을 맡았던 강능수 전 문화상을 부총리에 임명한 것도 후계구도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영일 내각 총리를 경질한 것은 지난해 말 화폐개혁 실패 이후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곽범기 오수용 박명선 등 내각 부총리를 대거 해임하고, 김낙희 이태남 전하철 조병주 한광복 등을 새로 부총리로 기용한 것도 경제정책의 실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지난해 말 화폐개혁의 실패를 문책하고 경제사령탑의 대대적인 교체를 통해 북한 경제의 회복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병주 한광복 부총리는 각각 기계공업상과 전자공업상도 겸임토록 했다. 내각 부총리도 5명에서 8명으로 늘어났고, 노두철 박수길 부총리는 유임됐다. 안정수는 경공업상에, 조영철은 식료일용공업상에, 박명철 국방위원회 참사는 체육상에 각각 임명됐다.
북한이 불과 2개월 만에 최고인민회의를 다시 열어 내각 총리를 교체하고 장 부장을 승진 기용한 것은 김 위원장의 방중 결과 탄탄해진 북·중 간 경협을 바탕으로 내부 경제의 활로 및 후계 구도의 방향을 모색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북한은 우리 정부가 천안함 사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또 하나의 용납 못할 엄중한 도발이고 내외 여론에 대한 횡포한 도전”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전했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