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박희태, 6선 관록 “변화의 바람 일으킬 것”
입력 2010-06-07 18:34
‘6선 관록을 자랑하면서도 유연하고 위트가 넘친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오랜 정치 생활에도 불구하고 정적(政敵)이 없다.’ 18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에게 따라다니는 말이다.
박 의원은 7일 당선 직후 소감에서 “지금 우리 국회는 이대로 안 되겠다는 것이 국민의 생각”이라면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국회다운 국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그는 “새로운 제도를 창안하기보다 국회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모든 문제점을 국회에서 해결하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국민이 국회를 신뢰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능제강(柔能制剛)’과 ‘노마지지(老馬之智)’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했다. 유능제강은 ‘유한 듯한 사람이 강한 것을 제압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박 의원은 “부드러우니까 모든 것을 유야무야 넘어가겠지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늙은 말이 길을 잃었을 때 길을 찾아간다’는 노마지지의 지혜를 발휘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집권당 대표를 거쳐 입법부 수장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1988년 13대 국회 때 민정당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4년 넘게 민정·민자당 대변인을 맡았으며 이때 촌철살인의 논평으로 명 대변인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후 17대까지 내리 5선에 성공하며 탄탄대로를 겪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아 정권 창출의 주역으로 꼽혔다. 하지만 18대 총선 공천에서 ‘물갈이’ 유탄을 맞아 고배를 마셨다. 당시 정치적 생명이 끝났다는 평가가 많았으나 이를 딛고 원외 당 대표로 돌아오며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에서 승리하며 여의도로 복귀했다.
△경남 남해(72) △서울대 법대 △부산고검장 △민정당·민자당 대변인 △법무부 장관 △신한국당·한나라당 원내총무 △한나라당 부총재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국회 부의장 △13·14·15·16·17·18대 의원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