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한목소리 ‘처방’은 딴목소리… 新·舊불협화음
입력 2010-06-07 21:52
한나라당의 7일 의원 워크숍에서는 6·2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론을 놓고 중진그룹 대 신진그룹, 친이명박계 주류와 친박근혜계 비주류 간 대치가 표면화됐다. ‘계파 해체’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의원들은 전부 다 ‘변화’를 외쳤지만, 그 변화를 위해 내놓는 처방은 정반대여서 당분간 불협화음이 지속될 전망이다.
◇리더십 교체 및 청와대 쇄신 목소리=워크숍에서 소장파 의원들은 당내 중진그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미경 의원은 “선거 패배는 잘못된 공천 때문”이라며 “내 지역구(수원) 공천의 경우 주변 지역 중진의원 때문에 초선 의원 목소리는 안 들렸고, 결국 공천을 잘못해 선거에서 졌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당의 주도세력이 20, 30대가 원하는 것을 모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젊은 나경원 남경필 권영세 의원 등이 일어서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재철 의원도 “비상대책위에 절반 이상을 초·재선으로 채우자”고 말했다. 강승규 의원은 “당의 의사결정 과정에 초·재선 의원들이 없는 게 문제”라고 질타했다.
청와대에 대한 불만도 쏟아져 이종구 의원은 “민심 읽기에 실패한 청와대 인사라인과 정보라인을 교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태환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변화가 중요하고, 이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와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제원 의원도 “청와대가 밀어붙이기를 자제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구상찬 의원은 “청와대가 대통령을 빼곤 다 교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성헌 의원은 “당의 169명 의원들이 청와대 수석 몇 사람보다 힘을 못 써서야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파 해체 및 화합 목소리=이주영 의원은 “당의 가장 큰 문제가 친이-친박 갈등인데 박근혜 전 대표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혁 의원도 “당의 쇄신은 계파를 없애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그 변화의 기반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화합”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송 의원도 “계파를 해체하라”고 주문했다. 친이계 이은재 의원도 “친이-친박 갈등으로 인한 보수 분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의원은 “친이니 친박이니 계파를 없애라”고 요구했다.
‘박근혜 긴급투입론’도 여러 번 제기됐다. 진성호 의원은 “국무총리에 박 전 대표를 앉혀야 한다”고 말했고, 김동성 의원은 차기 전당대회에 박 전 대표를 내세우자고 제안했다.
◇전대 시기, 친이-친박 대립=친박계 윤상현 의원은 7월 1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연기하자는 친이계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전대를 연기하는 것은 패배주의”라고 주장했다. 같은 계파 유기준 의원도 “당헌당규에 비상대책위라는 게 없다”며 “현 최고위원회의로 전대를 치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이계 심재철 의원은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불출마하기로 한 만큼 전대를 늦추자”고 말했다. 정태근, 김용태 의원 등 다른 친이계 의원들도 “당 쇄신을 위해서는 전대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손병호 김나래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