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역학관계 흔드는 모바일 인터넷… 안드로이드 OS 덕 보는 구글, 점유율 급속히 확대

입력 2010-06-07 18:27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포털 역학관계도 흔들리고 있다. 네이버가 PC 지배력을 모바일에까지 확장하고 나선 가운데 도전자들의 추격이 거세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구글이다. 구글은 국내 포털시장에선 국내 업체에 밀려 한 자릿수 초반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모바일에선 상황이 다르다. 애플 아이폰에 맞서며 급속히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덕분이다. 안드로이드폰은 구글 서비스를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설계돼 구글 모바일과 쉽게 연동된다. 때문에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은 아무래도 구글 서비스에 손이 가게 된다. 구글은 이렇게 찾아온 사용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날씨정보와 지역검색 등을 도입하며 모바일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NHN 네이버의 시장 수성 의지도 만만찮다. 네이버는 쉽게 쓰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작은 화면, PC보다 낮은 해상도 등을 감안해 첫 화면을 아이콘으로 단순하게 하고 검색과 블로그, 메일 등 이동하면서도 이용 가치가 높은 서비스 아이콘을 전면에 배치했다. 초기화면을 단순하게 구성하면 서비스 로딩 속도를 높이고 데이터를 경량화해 이용요금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안드로이드폰에 구글이 기본 탑재됐다면 NHN은 네이버 검색창을 LG전자 ‘옵티머스Q’에 기본 탑재하며 맞불을 놓았다. 옵티머스Q가 한국형 안드로이드폰이란 콘셉트에 맞춰 구글 서비스와 국내 서비스를 동일하게 제공하는 점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2008년 4월부터 아이팟터치에 최적화된 한메일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일찌감치 모바일에 집중해온 다음은 PC환경과 동일한 환경을 모바일에 구현했다. 사용자의 익숙함, 친숙함을 이용하는 전략으로 아이콘을 택한 네이버와는 반대의 선택을 한 셈이다. 대신 글자 크기 조정 등을 통해 가독성을 높이면서도 로딩 속도를 줄였다.

다음은 글자 입력이 불편한 모바일 특성을 반영해 포털 3사 최초로 초성검색을 도입, ‘ㄱㅁㅇㅂ’만 입력하면 ‘국민일보’ 등의 검색어를 보여줘 사용자가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하반기엔 목소리로 검색할 수 있는 음성검색을 도입해 차별화할 방침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지난 1일 모바일웹을 오픈하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기존 네이트의 장점으로 꼽힌 시맨틱검색이 모바일에서도 가능토록 했다. 시맨틱검색은 비슷한 질문을 여러 차례 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키보드 입력이 불편하고 데이터 송수신에 비용이 드는 모바일 환경에선 유리하다는 평가다. 또 싸이월드 미니홈피 등은 스마트폰 OS와 상관없이 쓸 수 있도록 했고 최근 댓글만 모아 확인하는 등 절차도 간편하게 꾸몄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1강2중에 구글 변수까지 더해져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며 “새로운 판이 짜이고 있는 만큼 유선 포털의 굳어졌던 시장 점유율 구도가 어느 정도 흔들릴지가 관심거리”라고 전망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