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삼성의 재무장 정신 ‘마불정제’

입력 2010-06-07 18:41


마불정제(馬不停蹄). 삼성이 7일 ‘이건희 신경영 선언’ 17주년 기념일을 맞아 사내 인트라넷인 ‘마이싱글’을 통해 던진 화두다. 마불정제는 ‘말이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으로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분발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삼성은 “앞으로 10년 내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이 대부분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 일성을 소개하며 재무장을 강조했다.

삼성은 이날 12분 분량의 사내방송을 통해서도 신경영 정신을 소개하며 “변해야 산다. 어느 기업이든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 초일류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어느 시대에나 평범한 논리가 지금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고 역설했다. 경영진들도 신경영의 초심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순택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부회장)은 “헬스케어와 환경 사업은 삶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며 “결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도 “삼성만의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컨버전스 경쟁력을 배가해야 한다”며 “이 회장 주재의 밀라노 디자인 회의 이후 삼성 제품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디자인이야말로 초일류로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삼성의 신경영 선언은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이 회장이 삼성의 주요 계열사 임원들을 모아놓고 “마누라와 자식만 빼곤 다 바꾸라”며 양(量)에서 질(質) 위주 경영으로 전환한 것을 말한다. 삼성이 신경영의 초심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도요타의 추락과 애플의 도약 등 급변하는 세계 경영환경 속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신발 끈을 동여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