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춘 감독회장 직무대행 첫 출근… 기감 본부측 물리적 충돌 방지 위해 사무실 봉쇄

입력 2010-06-07 20:42


7일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가 입주해 있는 서울 태평로 광화문빌딩 16층은 완전히 봉쇄됐다. 엘리베이터는 16층에서 멈추지 않고 운행됐고, 16층으로 통하는 모든 비상구도 잠겼다.

지난 ‘6·3 총회’에서 선임된 소화춘 감독회장 직무대행이 본부 출근을 예고하자 본부는 아예 사무실 폐쇄를 택한 것이다. 80여명의 본부 임직원들은 국별로 흩어져 외부에서 근무했다.

소 목사는 6·3 총회에서 조직된 비상수습대책위원회 위원들과 오전 11시쯤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16층이 잠겨 있다는 소식에 13층의 감리회 서울남연회 사무실로 옮겼다. 소 직무대행 시무예배도 이곳에서 열렸다.

소 직무대행은 설교에서 “우리는 감리교회가 정상화되고 평화롭게 될 것이라 믿으며 나가야 한다”며 “산고의 고통을 이겨내야 감리교의 회복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례 요한처럼 빨리 길을 트고 내려가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말했다. 박영태 남부연회 감독은 “총회에서 선출된 직무대행의 권한과 위상을 존중해야 할 직원들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임의로 본부를 이탈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고, 임영훈 서울남연회 감독은 “어쩌려고 문을 잠그고, 엘리베이터도 못 내리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배 직후 소 직무대행은 “본부 임직원을 비롯한 모든 감리교회 구성원들은 6·3 총회에서 합법적으로 선출된 직무대행의 업무에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천명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는 향후 계속해 본부로 출근할 방침이다.

이규학 직무대행은 이에 맞서 “추후 지시가 있을 때까지 본부 사무실에 대한 안전보호 조치를 취하고, 모든 임직원은 총무 지휘 아래 별도 장소에서 정상적인 업무를 보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본부 관계자는 “물리적 충돌을 피하고 총회 측에 공간적 정당성을 내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외부 근무를 결정했다”며 “시간이 지나면 소 직무대행이 본부를 통솔할 수도, 할 수 있는 일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총회 측 관계자는 “본부가 오래 못 버티고 안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원 업무로 본부를 방문했던 몇몇 목회자와 해외 선교사 등은 뒤늦게 16층이 폐쇄된 것을 알고 불만을 터뜨렸다.

글·사진=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