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영 100m 한국新 수립… 19세 신예가 한국육상 숙원 풀었다

입력 2010-06-07 18:06


한국기록을 바꾸는데는 31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주인공은 19세에 불과한 신예였다.

‘한국육상의 기대주’ 김국영(안양시청)은 7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4회 전국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예선과 준결에서 잇달아 한국신기록을 수립했다.

예선 4조 4레인에서 뛴 김국영은 총성이 울리자 반응속도 0.156초의 빠른 속도로 스타트 블록을 치고 나갔고 40m부터 빠른 발 동작으로 가속을 붙여 결승선을 미끄러지듯 통과했다. 전광판에 새겨진 숫자는 10초31. 서말구 해군사관학교 교수가 1979년 동아대 재학시절 멕시코시티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작성한 10초34를 0.03초 앞당긴 한국신기록이었다. 무려 31년만이었다. 김국영은 이어 열린 준결승에서 다시 10초23으로 자신의 기록을 무려 0.08초 앞당기는 기염을 토했다. 김국영과 기록경쟁을 벌이던 임희남(26·광주광역시청)과 여호수아(23·인천시청)도 준결승에서 각각 10초32와 10초33을 찍어 무려 세 명이 한꺼번에 마의 기록 ‘10초34’를 깨부셨다.

셋이 동시에 달린 결승전(풍속 초속 1.6m)에서는 임희남이 10초34로 1위, 여호수아와 김국영은 각각 10초37과 10초43로 2, 3위로 골인, 더 이상 한국기록은 나오지 않았다.

김국영은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주는 100m 신기록 특별 포상금 1억원을 받고 김국영을 지도한 안양시청 강태석(35) 감독도 3000만원을 받는다. 임희남과 여호수아에게도 C기준기록(10초39)을 넘어 500만원씩 장려금이 돌아간다.

100m 최고기록이 10초47에 불과했던 김국영은 이날 두 번 모두 기준 풍속(초속 2m)에 딱 맞는 뒷바람을 업고 레이스를 펼치는 행운도 겹쳤다. 육상 100m 기록 경신은 한국육상의 오랜 숙원이었다. 수많은 선수가 서말구의 기록에 도전장을 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1985년 장재근이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초35를 찍었으나 0.01초 차이로 경신에는 실패했다. 1985년 심덕섭과 1994년 진선국이 각각 10초39를 찍었지만 기록은 계속 후퇴했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다가오면서 임희남과 여호수아, 전덕형(25·경찰청) 등이 한국기대주로 꼽혔으나 고교(평촌정산고)를 갓 졸업한 김국영이 마침내 ‘사고’를 쳤다.

사진 판독실에서 기록경신 순간을 지켜본 장재근 육상연맹 트랙기술위원장은 “예선이었지만 김국영의 스타트가 굉장히 좋았고 40m 이후부터 제 페이스대로 경기를 이끌었다”며 “결승선 통과 순간 미끄러져 들어오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신기록이 나왔다”고 기뻐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