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와의 1차전 ‘중원 싸움’으로 승부 건다

입력 2010-06-07 21:19


허정무호 축구 최대 강점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 중심의 미드필더진이다. 한국 득점에는 대부분 박지성, 이청용이 관여한다.

김정우(광주), 기성용(볼턴)이 나서는 중앙 미드필더도 경기 결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에서 치러진 스페인과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한국은 후반 막판 결승골을 허용할 때까지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4-2-3-1 포메이션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정우-기성용 라인이 앞선에서 스페인 공격을 어느 정도 제어해 준 덕분이었다.

그리스와의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승부도 미드필드 싸움에서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김정우-기성용-이청용으로 이어지는 미드필더진 활약 여부에 따라 한국-그리스전 스코어가 결정된다.

6일과 7일 남아공 루스텐버그 올림피아 파크 경기장에서 진행된 허정무호 훈련은 미드필더 라인 경기력 끌어올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허 감독은 그리스전 미드필더 베스트 11인 박지성, 김정우, 기성용, 이청용을 7대 7 미니게임(골키퍼 포함) 한 팀으로 묶었다.

경기장 절반만 사용하는 미니게임에서 가장 부각되는 능력은 선수들간 빠르고 정확한 패싱력과 선수 개인의 공간 창출력이다. 장신의 그리스 수비진이 발이 느리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빠르고 정확한 패싱 게임은 그리스전 승패의 갈림길이다.

미니게임에서 돋보인 선수는 박지성이었다. 박지성의 패스는 복잡하지 않았다. 박지성은 전방으로 한번에 쭉 질러주는 패스 또는 박지성 본인이 상대 수비수 사이를 파고드는 공간 창조로 여러 차례 득점을 만들어냈다. 박지성은 중앙과 측면을 자유롭게 오가며 상대 미니팀 수비진을 흔들었다.

선수 면면으로 보면 한국 미드필더진은 4-3-3 포메이션이 예상되는 그리스 미드필더들에 뒤지지 않는다. 그리스는 게오르기오스 카라구니스, 콘스탄티노스 카추라니스(이상 파나티나이코스) 등이 한국전 미드필더진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정우, 기성용이 그리스의 공격형 미드필더 카라구니스의 움직임을 사전에 어느 정도 차단하느냐가 수비 성패의 1차 관건이다. 한국 미드필더 라인에서 그리스 공격을 최대한 막아주면 한국의 포백 수비진은 그만큼 경기 풀어나가기가 쉬워진다. 그리스의 주된 득점 루트인 세트피스는 그리스 선수들의 신장이 한국보다 크기 때문에 최대한 공중볼을 허용하지 않는 1대 1 수비 위치 선정이 중요하다.

8일 루스텐버그에서 마지막 훈련을 갖는 태극전사들은 9일 하루 휴식 뒤 다음날인 10일 그리스전 결전지 포트 엘리자베스로 이동한다.

루스텐버그(남아공)=이용훈 기자 cool@kmib.co.kr